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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가 앞당긴 ‘핀테크 시대’ 은행들 생존경쟁 디지털 혁신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서 화제가 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있다. 바로 코볼(COBOL) 코딩이다. 개발된 지 60년이 지난 이 컴퓨터 언어(코볼)는 미국 지방정부와 지방은행 43%의 전산시스템 유지에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업급여 신청자가 폭증한 뉴저지 정부는 전산시스템이 마비되자 개발자를 찾아야 했지만, 1969년에 개발된 코볼을 다룰 줄 아는 40세 이하 현역 개발자가 존재할 리 만무했다.

‘코로나19’는 핀테크 시대를 앞당겼다. 비대면 시장의 확대로 전자결제·거래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강조한 전산시스템을 마련한 금융사업자는 살아남았고,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치 못했던 곳들은 도태되기 시작했다.

15일 핀테크 전문 투자은행 ‘FT 파트너스’가 발간한 ‘2020년 3분기 글로벌 핀테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핀테크 기술을 이용해 기업 등 거래 주체가 파이낸싱(투자)을 받은 금융거래 규모는 120억 달러(약 13조3600억 원) 규모였다. 올해 3분기 인수합병(M&A)에 핀테크 자금이 사용된 규모는 668억 달러(74조3818억 원)에 달했다. 핀테크 분야별 시장 규모는 간편 예금 및 대출 서비스가 37%, 재무관리 17%, 결제 16%, 자산관리(WM) 13%, 보험 11%, 헬스케어가 6%를 등이었다.

문제는 핀테크 업체들이 경쟁력을 보이는 디지털뱅킹(대출 등)·결제 분야 모두 기존 은행들의 주된 사업분야였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상위 500개 글로벌 은행과 VISA 등과 같은 결제업체, 핀테크업체가 각각 금융결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96%, 3.5%, 0.5%에서 올해 72%, 17%, 11%로 변화했다. 단순 결제규모로 따졌을 때는 핀테크업체인 중국의 앤트그룹과 미국의 페이팔이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가공할 속도로 성장중인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3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7000억 원보다 7.1%(3000억 원) 감소했다. 0%대의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핀테크 업체들이 국내 시장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기존 은행들이 체면을 차린 것은 ‘비금융 부문’ 이득 덕분이 크다. 최근 국내은행들이 디지털혁신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하지만 기존 은행들은 전산시스템 개선에서부터 데이터 이전, 그리고 호환성 관리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아일랜드의 대표 핀테크앱인 ‘쇼오프’(Showoff)의 데니스 라이언 전 개발자는 “전산시스템을 바꾸고 싶어도 개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착오나 오류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전통은행들이 많을 것”이라 진단했다.

핀테크 업체들의 고속 성장의 동인은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프로그래밍, 즉 직관적 디자인에 있다. 카카오뱅크(카뱅)가 신용대출 시장에서 은행을 위협할 수 있던 것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실시간 채팅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기존 은행보다 유리한 UX역량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최근 간편결제 시장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앤트그룹과 텐센트도 온라인 쇼핑플랫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에서 시작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탄생시켰다.

문재연·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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