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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는 있나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2만2472명으로 1년 전보다 1899명(7.8%)이나 줄었다. 8월 기준으로만 보면 1981년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본 출생아 수는 57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출생아 수는 작년보다 9.5%나 줄었다.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연간 출생아 수)은 5.2명으로 통계작성 후 8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출생아 수가 줄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줄어든 인구는 1만3446명으로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자연감소가 확실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탓에 결혼까지 줄었다. 8월 혼인건수는 1년보다 18.0%나 급감했고, 올 들어 8월까지 혼인건수도 10.3%나 감소했다. 8월 기준으로 보나, 1~8월 집계로 보나 1981년 통계 작성 후 가장 적다. 혼인건수가 줄어들고 있으니, 출산은 앞으로 더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처럼 결혼까지 하지 않으면서 한국은 재앙수준의 저출산 국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7%인 고령화 사회에서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가는데 한국은 1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이 일본이 24년, 미국이 73년, 프랑스가 115년인데 한국은 세계 최단기간에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출산도 하지 않고, 고령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얘기 할 수는 없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고령인구가 늘어나면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함께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경제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돈을 벌 사람은 줄어드는데 돈을 쓸 고령인구는 늘어나면서 재정의 급격한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출산율을 높이려고 애를 썼지만 결과는 더 나빠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출산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30대 초반 연령층이 감소하는데도 있지만 근본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집값부담에 육아부담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혼부부 주거지원이나 보육·돌봄시설 확대 등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대책을 꼼꼼히 재점검해야만 한다.

결혼도 안 하고, 출산도 안 하는데, 노인들이 늘어나는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은 소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하루라도 빨리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응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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