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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그 날 폭락 후 꼭 반년…시장, 급등했지만 여전하다
소프트팽크·개인파생 등
수익추구 과감…변동성↑
알고리즘 ‘방아쇠’도 경계
덜 오른 코스피 노려볼만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증시가 대폭락을 시작하고 연방준비제도가 긴급자금을 투입한 것이 지난 3월 9일(뉴욕시간, 한국시간 3월 10일)의 일이다. 6개월이 지났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치료제도 백신도 없이 확산일로다. 금융시장만 놀라울 정도로 멀쩡하다. 증시는 코로나 전보다 되레 더 올랐다.

지난 6개월간 증시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해봤다. 돈이 어마하게 풀렸고, 풀린 돈은 기술주・바이오・언택트 등 특정 종목에만 몰렸고, 그 돈 상당부분이 개인(private)들의 것이었다.

지난 며칠 급락하던 미국 기술주가 반등하면서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언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지 예측이 어렵다. 6개월 만에 나타난 높은 변동성의 원인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최근 드러난 몇 가지 정보를 종합해 나름 해석해봤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개인자금 등으로 꾸려진 ‘비선(秘線)펀드’가 미국 기술주 콜 옵션을 대거 매도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손 회장의 ‘비전(Vison) 펀드’는 세계 최대 창업지원 투자 기구다. 상상 이상의 엄청난 정보가 집중된다. 비선조직이 이를 활용해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한 셈이다. 운용자산규모는 30~40억 달러다. 거대한 미국 시장을 단숨에 움직일 정도는 아닐 수 있지만, 파생상품이란 점에서 해외전문가들은 ‘눈사태(avalanche)를 몰고올 눈송이(snowflake)’로 평가했다.

최근 개인들도 현물이 아닌 파생상품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었다.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기대수익은 낮아진다. 이때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 파생상품이다. 50원짜리 종목이 100원으로 올라 추가 상승여력이 20원 남았다고 치자. 현물로 100원에 사면 수익률은 20%다. 다르게 해당 종목을 110원에 살 권리(call option)를 5원에 샀다고 치자. 주가가 120원이 되면 수익률은 100%다. 주가가 오르면 옵션 가격은 급등한다.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옵션 가격은 급락한다. 변동성이 커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패시브 자금의 시장 영향이 크게 늘었다. 알고리즘은 시장의 변화를 감지해 프로그램 된 전략대로 대응한다. 대규모 주문도 순식간에 처리한다. 특히 변동성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선펀드’가 옵션을 팔고, 개인들이 따라 팔고, 변동성이 높아지고, 알고리즘이 작동했다면 짧은 시간 주가 급락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럼 연쇄매도를 촉발한 ‘방아쇠’(trigger)를 찾아보자. 실적 시즌도 아니고 코로나나 거시지표에 큰 변화도 없었다. 애플과 테슬라의 액면분할이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기업공개(IPO) 열풍이 불었다. 유동성을 넘치자 이를 챙기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이다. 결국 시장의 핵심변수는 여전히 유동성이다. 이는 중앙은행들의 정책과 함께 미국 대선에 좌우된다. 유동성의 흐름이 좀 더 확실해 지기 전까지는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조정에서 지난 6개월새 가장 많이 오른 나스닥의 낙폭이 제일 깊고, 다음이 S&P500, 다우존스 순이다. 코스피는 나스닥은 물론 다우 만도 못하다. 덜 올랐으니 덜 떨어질 확률이 높다.

기술적으로 코스피는 2300~2400의 차익실현 매물을 소화 중인 것으로 보인다. 10월 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에는 사상 최대의 자금이 모일 것이다. 그 다음엔 카카오뱅크 공모도 있다. 여전히 시장의 돈은 딱히 갈 곳이 없다. 공모자금 상당 수는 증시 주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공모주 청약마감 후 개인들의 주식매수는 공격적이었다. 차익실현을 주도하는 기관과 연금도 전망치였던 코스피 2400선을 넘어서면 결국 다시 주식 편입을 모색할 수 있다.

지난 6개월간 바이오, 인터넷, 게임이 가장 많이 올랐다. 최근 부상하는 스토리는 엔터테인먼트다. BTS는 글로벌 그룹이 됐다. 블랙핑크도 세계무대에 자리 잡았다. K-드라마의 인기도 높다. 빅히트가 엔터주 밸류에이션을 높이면 다른 종목들도 그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가전 활용도 늘었다. 대중교통 이용은 줄고 개인이동수단이 발달하고 있다. 남들은 나와 다른 듯 하지만, 크게 보면 사람들은 꽤 비슷하다. 주변을 잘 살피는 것도 투자의 맥을 찾는 방법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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