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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은 누구? ‘인권변호사→시민활동가→사상 최장수 서울시장’ 끝내 비극으로
보궐선거로 입성 시민사회·노동계·민주당 아우르며 서울시 정책 변화
“토목 건축 안하겠다” 공약…도시재생으로 돌파구 모색 ‘한방’ 없어 아쉬움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역대 가장 오래 재임한 행운의 서울시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서울시장 임기는 3180일에서 비극으로 멈춰섰다.

경남 창녕 출신인 박 시장은 만 55세이던 2011년 10월 27일 시민운동가에서 서울특별시장으로 변신했다.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시 서울시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요구한 100%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선별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벌였다가 물러난 뒤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오세훈 전 시장의 남은 임기 2년 8개월을 넘겨받은 박 시장은 ‘토목 건축은 안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도시재생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행정에서는 ‘디테일’을 강조하며 보도블럭이 파손된 것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보궐선거에서 도움을 준 민주당, 노동계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물들을 대거 서울시로 데려와 시정 곳곳에 배치했다.

그의 서울시장 3선은 행운의 연속이었다.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는 현직 시장으로서 세월호 사건에 힘입어 손쉽게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도전을 따돌리고 서울시장 수성에 성공했다.

재선 성공을 계기로 박 시장은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과잉대응이 낫다”는 말을 내세우며 전격적으로 투명한 정보공개를 단행하는 등 결단력을 과시하며 한동안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 6월 14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보수가 자멸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를 가볍게 제치고 3선에 성공해 2022년 6월 30일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보장된 임기를 모두 마쳤더라면 서울시장으로 11년 8개월여 간, 일수로는 3900일 간 재직하고 물러날 예정이었다.

전임자인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버스환승시스템, 오세훈 시장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화문광장, 한강4대공원 조성등과 같은 ‘한 방’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늘 “그게 정치적으로 맞는지는 몰라도 나는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내 삶을 바꾸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왔다.

박 시장이 마지막으로 직접 발표한 정책은 지난 8일 ‘서울판 그린뉴딜’이었다.

당시 그는 “세계가 혼란스럽고 방황할 때 저희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가면 새로운 산업화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는 대대적 친환경 정책의 밑그림을 내놨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대선 행보를 가속화 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하기 오래 전부터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했다.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한 박 시장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이 단체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하면서 한국 시민운동을 진화시켰다.

1995년 사법개혁운동, 1998년 소액주주운동, 2000년 낙천·낙선운동 등 굵직한 시민운동마다 그의 족적이 남아 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학생운동으로 구속돼 서울대에서 제명된 뒤 단국대에 입학해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2년 사법연수원 12기 수료와 함께 검사로 임용됐으나 술문화와 사형 집행 장면을 참관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1년만에 검찰을 떠났다. 이후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의 전설’인 고(故) 조영래(1947∼1990) 변호사와 함께 일하면서 부천서 성고문 사건, 미국 문화원 사건, 말지(誌) 보도지침 사건 등의 변론을 담당하며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1990년대 중반에는 ‘서울대 성희롱 사건’의 변호인 중 한 명으로 활동, 국내 첫 성희롱 사건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행위를 뒤돌아 본 것인가.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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