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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선빵!] 동네 휴대폰대리점 시대 끝나간다
소비 트렌드 변화로 존폐위기 놓인 휴대폰 판매점
스마트폰 판매량↓·온라인 구매↑·보조금 규제 강화 삼중고
수익 악화에 이통유통업계 “망하기 일보 직전”
무인매장 도입도 가속화…대면서비스 필요성 감소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박지영 기자] 편의점·치킨집만큼이나 많았던 동네 휴대폰 판매점이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시장 침체와 함께 온라인 판매의 부상, 무인매장 시대까지 도래하면서 동네 휴대폰 판매점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보조금 규제 강화로 판매장려금(리베이트)도 크게 줄었다. 여기에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까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동네 판매점은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한다.

온라인 판매 ↑…“동네 판매점은 하루 1대 팔기도 힘들다”

국내 스마트폰시장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반해 온라인 판매는 오히려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5.9% 감소한 1706만대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더 줄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침체됐고 보조금까지 축소되면서 동네 판매점에서는 스마트폰이 거의 팔리지 않는다.

한 판매점 주인은 “골목상권 가게는 하루에 한 대 팔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박지영 기자]

여기에 온라인 판매가 휴대폰 구매의 주류로 부상했다. 이동통신 3사의 공식 온라인몰 구매 건수는 전년 대비 최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도 늘었다. 지난 1~5월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했다. e-커머스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할인쿠폰, 포인트 적립, 카드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 주기도 더뎌졌다. 시장조사업체 베이스트리트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1년11개월이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지난해 2년9개월까지 늘어났다.

휴대폰 판매점·종사자 ↓…“어쩔 수 없어 영업”

한때 휴대폰 유통 종사자는 20만명, 점포 수도 4만여개에 달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계속 줄어들어 현재 종사자 5만명, 점포 수도 절반가량이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를 유인할 ‘당근’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단속 강화로 공시지원금, 추가 지원금 외 별도 보조금을 지급하기 힘들어졌다. 이통사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도 예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 직격탄까지 맞았다.

여기에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완전자급제는 스마트폰 등 단말기 판매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제도다.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통신사는 공시보조금, 즉 판매점에 판매장려금을 사실상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 판매점들의 유일한 수익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판매점 관계자는 “동네 판매점은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며 “완전자급제까지 시행되면 동네 판매점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지금도 어쩔 수 없어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무인매장까지 등장

휴대폰 매장도 무인 시대가 도래했다. SK텔레콤은 오는 9월부터 홍대에 ‘T월드 플래그십 스토어 무인매장’(가칭)을 시범 운영한다. 기본적인 서류 작업부터 실제 개통과 단말 수령까지 매장 내 설치된 키오스크와 맞춤형 자판기를 통해 처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연내 일부 직영 대리점을 대상으로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인력을 최소화하는 등 무인 서비스를 강화한다.

미래 수요층인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아울러 부르는 말)’는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한다. 오프라인 구매보다는 온라인 구매가 익숙하다. 이미 대부분의 대리점 방문자는 중장년층에 한정돼 있고, 젊은 세대 방문 횟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한편 전국 대리점 및 판매점 대표단체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연내 폐업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하루가 멀다고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하는 등 휴대폰 판매점의 위기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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