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길용의 화식열전] 국민연금 보유주식 300조...내 노후자금 어찌되나
국내 증시서 안전판 역할
해외주식 비중 최근 급증
금융 충격시 대규고 손실
은퇴자금 훼손 경기 악재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코로나19가 초래할 수 있는 경제위기의 종류는 신용위기, 금융위기, 외환위기, 재정위기 등 상당히 다양하다. 야누스의 얼굴이다. 그런데 여러 종류의 위기 가운데 연금위기도 빼놓을 수 없다.

올 3월들어 13일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조원을 팔아 치웠다. 개인이 1조원 어치를 받았고,연기금이 6000억원 어치를 샀다. 금융기관과 일반 법인도 각각 2000억 원 씩을 받아냈다. 외국인들은 일단 코스피 1800이상에서 판 셈이고, 국내 투자자는 1800에서 산 게 된다. 1800을 기점으로 코스피가 반등하면 국내 투자자, 추가 하락하면 외국인의 승리다.

투자에서 수익과 손실은 냉정한 현실이다. 하지만 수익 극대화 보다는 손실 최소화에 더 주력해야하는 자금이 있다. 국민의 노후,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린 연기금이다. 특히 국민연금이다.

연기금을 증시의 ‘안전판’이라고도 부른다. 비이성적인 투매로 증시가 과매도 국면일 때 연기금이 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는 측면을 강조한 용어다. 그런데 연기금이 틀렸다면 어떨까?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을 도운 자동현금인출기(ATM) 꼴이 된다. 최근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입이 우리 경제와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결과일까? 증시가 급락한다고, 충분히 바닥도 아닌데 투자 외적 필요에 의해 함부로 연기금을 동원하는 것은 위험하다.

국내만 놓고 보면 그래도 연기금의 ‘안전판’ 역할이 필요하다고 치자. 해외에서는 그럴 필요도 없으니 냉정한 투자태도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금융자산 내 해외주식 비중은 2018년말 국내 주식을 추월했다. 지난해에는 기록적 수익률(30.63%)을 기록하며 그 규모가 166조5280억원으로 총자산의 22.6%까지 불어났다. 국민연금의 2016~2018년 기간 해외주식 성과는 벤치마크(MSCI World)를 하회했다. 상승장에서는 초과 수익을, 하락장에서 초과 손실을 입는 스타일이다. 국민연금이 지난해에는 해외증시 수혜를 봤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피해를 크게 입을 수 있는 위치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주식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단기간에 낙폭을 모두 만회한다면 그래도 큰 손실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등 폭이 충분하지 않거나, 회복기간이 길어진다면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 30%의 손실을 회복하려면 42.9%의 반등이 필요하다. 공적 연금의 수익률 부진은 결국 연금보험료 상승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가계의 부담이다.

전세계적으로 노령화와 함께 베이비부머 은퇴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이 그간 쌓은 연금자산만 해도 어마어마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증시가 급락해 연금 수익률이 치명타를 입는다면, 실버 세대의 소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지 않는다면 연금 훼손으로 인한 경제 부담도 충분히 걱정해야 한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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