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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이란 미사일에 미군기지 '속수무책'…'천문학적 비용' 패트리엇·사드 무용론 제기
-이란,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 "파괴"
-트럼프는 "괜찮은 수준이다" 반박
-이란 미사일, 북한제 모방 '닮은꼴'
-미군 요격체계 가동여부 관심집중
미군이 공개한 괌 미군기지에 설치된 사드 발사대. [사진=국방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이란 미사일이 기습타격한 미군기지가 속절없이 타격당해 미사일 요격체계에 대한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도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만든 패트리엇,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의 요격체계가 배치돼 있어 과연 이런 시설이 유사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이란의 미사일 및 로켓의 집중 공격을 받았고, 요격용 미사일이 발사돼 탄도탄 방어체계가 가동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요격체계가 가동되지 않았다면 세계 곳곳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무용론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엿보인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현지시간 8일 오전 1시20분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미사일 15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공군기지에만 약 1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50여㎞ 떨어진 안바르주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큰 미군기지다. 미국 주도 연합군의 IS 격퇴 활동 핵심 거점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직접 방문한 곳이다.

미국과 이란 양측은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과 이란 미사일은 '닮은 꼴'=이란 국영방송은 8일 “미군기지 하나를 완전히 파괴했다”며 "미군 사망자만 80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 직후 트윗을 통해 "지금까진 상황이 괜찮다"고 전했다.

관건은 미군 1500여명이 주둔한 대규모 기지에 이란의 미사일 기습공격이 이뤄지던 순간, 탄도탄 요격체계의 가동 여부다. 통상 공군기지는 대공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 요격체계를 갖추고 있다.

새해 들어 서울 북악산 기슭에 서울 북부권 최초로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도 공군의 대공방어 기지를 거점으로 구축됐다.

현재까지 미 당국이나 언론에서는 이 기지에서 요격체계가 가동됐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요격체계가 가동되지 않은 채 이란이 주장하는 대로 미군기지가 속절없이 공격받았다면 미국이 그동안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개발하고, 한국 등 동맹국에 판매해 온 패트리엇 등의 요격체계의 존재 이유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란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북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북한 미사일 제조기술 일부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진 이란 미사일이 미군의 요격체계를 피해 미군기지를 타격했다면,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지난해 11월 중동에서 탄도미사일 보유량과 종류가 가장 많은 국가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이란의 중거리미사일(MRBM)은 북한의 노동미사일 기술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란 군 당국이 액체연료 기반의 샤하브-3(1천300㎞급) 미사일 사거리 및 유효성 향상을 위해 북한 노동미사일 기술을 바탕으로 개량해왔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안보포럼에 따르면, 이란은 과거 수입한 옛소련제 및 북한제 스커드-B(화성-5)를 샤하브-1로 부른다. 이란은 또 사거리 500km의 북한제 스커드-C(화성-6)를 수입해 이란산 제품화를 추진했는데, 이 미사일이 샤하브-2(600㎞급)로 불린다고 한다.

이란은 북한이 실전 배치한 스커드-B형 미사일 300여기와 스커드-C형 미사일 100여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국의 38노스 역시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에 동일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사용된 추진체 기술과 이란의 2단계 중거리 미사일 '사질'의 추진체 기술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물론, 아인 알아사드 미공군기지에 패트리엇 등의 요격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이 이 기지를 물자와 병력을 집결시켜 곳곳으로 보내는 전진기지 개념으로 운용하고 있어 적성국이 이곳을 공격할 것으로 차마 예상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패트리엇 체계도 배치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역시 해당 기지의 이런 요격체계 취약성을 파악하고 기습 공격에 나섰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모두 잠들어 방어가 가장 취약한 시간대인 새벽 시간에 공격당해 방어 및 반격이 어려웠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인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 드론 공격으로 폭사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미군기지를 향해 로켓포 등의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서 운용되는 패트리엇 체계 비용만 약 7조원 추정=현재 미군은 20㎞ 내외 저고도에서 패트리엇, 50~150㎞ 고고도에서 사드, 150~500㎞의 초고고도에서 SM-3(해상미사일방어체계)의 3중 방공망을 형성한다는 개념을 수립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패트리엇과 사드로 한반도에 2중 방공망을 구성하고 있다.

한국 군 당국은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M-SAM(중거리지대공요격미사일) 개발을 마쳐 양산 중이며 오는 2021년부터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고,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L-SAM(장거리지대공요격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주한미군 기지에서 운용하고 있고, 한국군도 미국에서 수입해 운용 중인 패트리엇 체계의 가격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발사대당 4발의 미사일이 배치되는 발사대 8개, 통제소, 레이더 등으로 구성되는 패트리엇 1개 포대 비용은 5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현재 4개의 수도권 패트리엇 포대를 포함, 전국 10여개 패트리엇 포대에서 40여기의 패트리엇 발사대를 운용하고 있다. 대략적인 비용으로 환산해도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약 4조2000억원에 달하는 60여기의 패트리엇 발사대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만 운용하는 패트리엇 발사대만 약 100여기로 이 비용만 약 7조원대다.

뿐만 아니라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된 사드는 패트리엇 가격의 3배 수준이다. 미사일 ‘인터셉터’ 48발(1발당 약 120억원)과 발사대 6개, 레이더 등으로 구성되는 사드 1개 포대 구축 비용만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사드 역시 패트리엇과 마찬가지로 처음엔 주한미군기지에서만 운용하다가 한국군으로 운용 지역이 확대될 경우, 군 당국은 수조원대의 사드 구매액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추가로 수입이 검토되는 SM-3 요격체계는 1발당 가격이 약 200억원으로 사드보다 훨씬 비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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