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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저물어 가는 채권의 시대…주식도 볼 때
채권값 너무 올라 수익실현 늘어
국내도 외국인 국고채 매수 줄어
내년 경제 올해보다 나아질 수도
안정적·고배당 종목 매력 높아져

채권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공통된 흐름이다. 중앙은행의금리인하로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며 채권가격이 급등했지만, 이제 방향 전환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자산관리 전략에 있어 변화를 모색할 때다.

올 하반기 들어 급락하던 주요국 국채금리는 최근 뚜렷한 반등이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도 해소된 지 오래다. 채권금리 급등은 채권가격의 하락이다. 일본에 이어 독일까지 등 주요국 국채가 ‘마이너스’ 영역까지 떨어진 것은 채권가격의 과도한 상승이라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통상 채권은 이자수익률(yield)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가격변화에 따른 투자수익(capital gain)의 목적이 됐다는 지적이다. 바클레이스글로벌채권지수를 보면 최근 1년 투자수익률은 1년으로는 8%에 달하는 반면 이자수익률은 1.37%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채권보다는 금리가 높은 회사채나 안정적인 배당주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15조 달러를 넘어섰던 전세계 마이너스채권 투자액수도 최근 13조 달러 선으로 줄었다.

국내에서도 공격적으로 채권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에게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국채의 경우 금리하락 폭이 둔화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미간 금리차 역전이 확대됐고 스왑(swap) 스프레드는 빠르게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경제주체의 원화 헷지 수요도 줄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 순매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 연말부터 안심전환대출을 위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채권(MBS) 20조원이 단계적으로 발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시정연설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경기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를 고려하면 내년도 대규모 국채발행 가능성이 크다. 모두 금리상승, 즉 채권가격 하락 요인이다.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채권금리는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우리 경제가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2%에 못 미치는 연간 성장률이 고착화되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사업계획을 수립 중인 기업들도 대부분 내년 경제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사실 올해도 그랬다. 그런데 상반기에는 오히려 주가가 크게 올랐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내놓은 성장률 전망을 보면 올해보다 나아지는 나라 가운데 한국이 단연 돋보인다. 올해는 2%지만, 내년엔 2.2%다. 미국, 중국, 일본은 모두 성장률이 올해만 못한데, 유럽과 한국만 개선된다. 내년에는 정부가 적자 국채까지 발행하면서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도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타결할 가능성도 올해보다는 높다. 최근 반도체 가격도 미미하나마 살아날 조짐이 감지된다.

위험자산 비중을 크게 늘리기는 다소 일러 보인다. 하지만 채권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는 것도 위험해 보인다. 최근 국내주식 중에 가장 안전한 삼성전자나, 배당매력이 가장 높은 맥쿼리인프라 등이 각광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 보인다. 쌀 때 사고, 많이 올랐을 때 파는 게 자산관리의 핵심이다. 어떤 자산이 싸고 비싼 지 잘 따져볼 때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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