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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고용·채용확대·환경기여…PEF·VC도 ‘착한 투자’
교공, 펀드 위탁사 선정과정에
최초로 ESG전략 평가지표 도입
기관투자자 전반에 확대 기대감
대체투자도 책임투자 영역 포함



교직원공제회가 최근 8900억원규모의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평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평가 항목에 가점 형식으로 반영하지 않고 별도 항목으로 ESG 전략을 평가한 건 연기금, 공제회 등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향후 주식시장이나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착한 투자’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라인드펀드(PEF·VC) 위탁운용사 선정 결과를 발표한 교직원공제회는 평가 과정에서 ESG 항목을 별도로 분리해 각 운용사의 전략을 확인했다. 통상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은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경영안정성 및 운용사 제안조건 ▷운용조직 및 인력(인원수, 전문성, 조직 안정성) ▷운용성과 등 정량평가 요소와, ▷운용전략 및 프로세스 ▷위험관리체계 등 정성평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교직원공제회는 그간 운용전략 등 정성평가 부문에 ESG 관련 요소를 일부 가점 형식으로 반영해 왔는데, 이번엔 아예 별도의 항목으로 구분해 운용사들을 평가했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ESG와 관련한 운용전략 상 특징을 강조해온 운용사들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전략이 부족하다 해서 위탁사 선정 과정에서 감점을 받지는 않았다”며 “최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사모투자 운용사들도 ESG를 별도 평가 지표로 분리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준비가 됐다는 점을 확인해 기준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A타입(1000억~2000억원 출자)’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IMM PE의 경우, 93%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할리스에프앤비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ESG 차원에서 주목받았다는 후문이다. 할리스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할리스에프앤비는 장애인 일자리 지원센터와 연계해 장애인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그 결과 장애인 고용률은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의무 고용률(2.9%)을 크게 웃도는 8%(2018년 6월 기준)에 달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2018년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PEF들이 ▷투자기업의 최근 고용 증가율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기여 ▷사회적 책임활동 계획 등을 제시하며 ESG 부문의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운용사가 ESG를 고려하도록 하는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은 한층 확산될 전망이다. 국내 대표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사모펀드 등 기타 대체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운용전략 및 운용 프로세스, 위험관리체계 등을 평가하고 있지만, 별도로 ESG 지표를 두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책임투자와 관련한 연차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있고, 관련한 지침도 재개정해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운용사 선정 과정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공제회도 이미 지난 2017년 주식형 위탁운용 부문에서 사회적책임투자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향후 블라인드펀드 등에도 ESG 평가 요소를 적용할 수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 내 PEF나 VC의 영향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투자 방향에 관여할 출자기관들 입장에서도 이전처럼 대체투자를 책임투자 영역 밖에 두기 어려워졌다”며 “ESG 성과가 출자에 결정적 역할을 하긴 힘들겠지만, 운용사들도 ‘먹튀’ 논란이 일지 않도록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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