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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쪼그라드는 제조업…생산능력 10개월째 감소 ‘역대 최장’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발표

생산능력지수 작년보다 0.9%↓
조선·자동차 등 구조조정 여파
재고율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출감소로 ‘설비투자’도 부진
평균가동률 70%대 힘겹게 유지



제조업 생산능력이 1970년 이후 최장 기간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급기야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생산능력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재고율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능력지수(2015년=100 기준)는 올 5월 101.4를 기록, 1년 전에 비해 0.9% 감소했다. 지난 2016년 4월 101.1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1년 1월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1~2%대 내외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심지어 지난해 -0.3% 내외를 기록하다 올 들어 -0.9%까지 감소폭이 커졌다.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선박 등 기타 운송장비의 생산능력이 1년 전보다 12.6% 급감했고, 자동차도 4.2% 감소했다. 전자부품의 생산능력도 5.7% 줄었다.

생산능력은 제조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설비를 모두 가동해 생산할 수 있는 재화의 총량을 의미한다.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든다는 것은 미래를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가동 가능한 공장의 총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놀고 있는 공장도 증가했다. 최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7%로 전년 동월 대비 2.7%포인트 감소했다. 올 들어 간신히 70%대를 지키고 있지만 감소세가 점차 더 강해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계설비를 덜 돌리거나 인력 투입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수출 부진에 따른 수요 부족, 설비투자 부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노동 투입 감소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생산된 제품들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이고만 있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ㆍ기타운송장비 등에서 증가했으나 전자부품ㆍ석유정제 등이 줄어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같은 기간 8.3% 증가했다.

광공업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다. 반도체에서 13.4% 증가했으나 전자부품 -10.3%, 기계장비 -5.9% 등이 줄었다.

설비투자도 전년 동월 대비 11.5%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5.2%), 자동차 등 운송장비(-0.8%)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었다.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 실적이 줄면서 5.3%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한 것은 14개월 만이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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