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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동주의 공모펀드 ‘사제대결’ 쏠린 눈
스승 이채원 ‘대형주 물밑형’
제자 최웅필 ‘중소형 공격형’
주주권 강도 극명히 엇갈려
단기성과 한투밸류가 앞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시행과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치투자 사제지간으로 통하는 한국투자밸류운용 이채원 대표와 KB운용 최웅필 밸류운용본부장이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단기성과는 이 대표가 우위에 있지만, 가치투자는 결국엔 장기 승부인 만큼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과 3월 출시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주행복펀드’와 KB자산운용의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는 행동주의 전략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우고 있지만 운용 전략에 있어서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은근과 끈기’ 이채원=‘가치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이 대표의 ‘한국밸류주주행복펀드’는 삼성물산과 SK 등 지주사와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증권, 강원랜드 등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다만 주주권 행사가 공격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상위 10개 종목 중 지분율이 5% 이상 확보해 주요 주주가 된 종목은 현재로선 없다. 태광산업과 KISCO홀딩스에 대해 배당 확대와 장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구체적으로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서한을 공개한 적은 없다.

이 대표이사는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제안, 조언은 하고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입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공개서한 등을 보낼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난마는 쾌도로’ 최웅필=최 본부장의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중소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5~10% 의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주주 지위는 경영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발판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컴투스에 대해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을 지적하고 유상증자한 18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 공개를 요구하면서 10~15%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는 회사의 약속을 받아냈다. 골프존에 대해서는 법정소송까지 해 조이마루 사업부 양수를 저지했다. 광주신세계에 대해서는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낮은데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없는 만큼 배당을 늘리라”며 최대 210억원의 연간 배당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 본부장은 “투자처도 없는데 현금을 쌓아두는 기업에는 배당요구를,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는 투자를 권하는 등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적절한 방법을 찾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가는 스승=단기적인 성과는 한투밸류운용이 앞서는 상황이다. ‘한국밸류주주행복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2.76%인데 반해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의 수익률은 -9.53%에 머물러 있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의 가치를 단기 수익률로만 재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배당 확대 전략보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올려 회수하는 것이 스튜어드십코드 정신에 부합한다”면서 “공모펀드라도 환매 금지기간(lock up)을 설정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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