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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퇴사하고 네일숍이나 차려볼까”라구요?


[헤럴드경제 TAPAS=나은정 기자]2018년 9월 현재 전국의 네일숍은 1만3255개. 포털사이트에 네일숍·네일아트숍으로 등록된 업체 수만 이 정도입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1년 5200개에 불과하던 네일숍(반영구화장, 속눈썹 시술 포함)은 2016년 1만1400여 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3403개로 가장 많고, 경기도와 부산이 각각 3244개, 1045개로 뒤를 잇습니다.


‘불황이다’,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난지 오래지만, 네일시장만은 유별나게 뜨겁습니다. 2010년 이래 급성장한 네일아트 시장은 기존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는 수준에서 현재 독립적인 전문 매장으로 진화하며 꾸준히 커지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개방에 따르면 2014년 새로 개업한 네일숍만 600여 개에서 이듬해엔 1192개로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6년엔 2360개, 지난해엔 2527개로 올해까지 3년째 해마다 2000곳 이상 새 가게가 문을 열고 있습니다. 


3000억원 규모로 알려진 네일아트 시장은 최근 붙이는 형태의 셀프네일이 800억원대 시장으로 급격히 커지면서 위협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일숍 시장이 커지는 건 사업주 입장에선 창업이 쉽고, 소비자 입장에선 ‘심리적 위안’ 때문이라고 한국네일협회 임채연 이사는 설명합니다. 

임 이사는 “집에서 셀프네일을 하다가도 고객들은 결국 기술력과 서비스 때문에 숍을 다시 찾는다.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 이상으로 네일리스트와 대화하고 네일케어를 받으며 위안을 얻고 간다”고 말합니다. 여성들에게 네일숍 방문은 그야말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것이죠.
 
특히 최근 ‘그루밍족’(패션과 미용 등 외모 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이 늘어나면서 숍에서 손발톱을 관리하는 남성들이 증가한 것도 네일 시장이 커지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커피숍 창업 평균 비용은 1억2179만원. 임대보증금이나 권리금 등 점포 임차비용을 뺀 수치입니다. 흔하디 흔한 치킨집도 평균 5852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그에 반해 네일숍은 1~2인 소규모 점포의 경우 임대보증금을 포함해도 3000만~5000만원 수준. 네일아트 자격증을 취득하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20~30대의 젊은 사장님의 1인숍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구엔 네일숍이 무려 441개, 패스트푸드점(365개)보다도 많습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남성전용 네일숍 내부.

하지만 네일숍은 창업하기 쉬운 만큼 폐업도 빠릅니다. 지난 3년간 매년 평균 2000개의 새로운 네일숍이 생겨났지만, 동시에 연 평균 60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서대문구에서 15년째 네일숍을 운영중인 민방경 대표는 “쉽게 오픈한 후 충분한 기술력과 경험이 없어 박리다매식으로 운영하다가 폐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미용실 파마에도 수많은 종류가 있듯이 네일아트도 케어, 연장, 특수관리(무좀ㆍ교정) 등 수많은 메뉴가 있다. 남들과 차별화해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합니다. 민 대표가 기존 네일숍에 확장한 남성전용 숍에는 6개월 전 오픈 때보다 남성 고객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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