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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 ‘일반인’인줄 알았던 페북 후기 영상
[헤럴드경제 TAPAS=구민정 기자]

‘아까 그 사람 아닌가?’

페이스북 피드를 쭉 내리던 참이었다. 분명 아까 다른 후기 영상에서 본 얼굴인데 다른 옷을 입고, 다른 제품을 손에 들고 있었다. 며칠 뒤 다른 제품 후기 영상에서도 같은 사람을 또 발견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 일반인들이 쓰는 후기 영상이라고 해서, 영상 속 인물들이 정말 일반인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모델’이었다. 명백한 광고영상이었다. 직접 써보고 좋아서 아무런 대가없이 쓰는 정보성 ‘후기’가 아니었다. 광고 제작 업체에서 모델을 고용해 만든 광고물이었다.



처음 페이스북을 시작했을 땐 친구들의 일상과 생각으로 피드가 채워졌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광고와 공유 링크로 범벅이 됐다. 또 동영상 기반의 SNS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으로 갈아탔다. 페이스북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18 인터넷 이용자 조사(NPR)’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51.3%로 작년 36.4%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페이스북 이용률은 67.8%로 약간 줄었다. ‘주로 쓰는 SNS’의 경우에도 페이스북이 35.5%를 기록해 지난해 53.1%보다 줄었으며, 작년 8.5%의 비중이던 인스타그램은 올해 조사에서 23.2%를 기록했다. 14.7%포인트 증가해 2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


그렇다보니 페이스북은 이제 일기장이 아닌 ‘시장’이 됐다. 상품과 기사를 파는 시장말이다. 페이스북이 시장으로 변하면서 페이스북 광고시장 규모(전세계 기준)도 매년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광고시장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광고주가 타겟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소비층에 광고가 전달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광고업체 관계자는 “페이스북 광고시장은 좋아요를 유도할 수도 있고 앱 광고의 경우 설치까지 유도할 수 있다. 업계에선 플랫폼 중 가장 적중률이 높고 가성비가 좋은 광고시장으로 (페이스북을)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보니 전문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주로 드라마틱하게 살이 빠지거나, 얼룩이 순식간에 지워지거나 하는 마법의 영상광고들을 제작하는 업체다. 하지만 이들 업체에서 만드는 광고는 허위에 가깝다.



지난해 11월까지 한 온라인 마케팅업체에 근무했던 A 씨는 “미백 화장품 제품이었다. 연기학원과 에이전시를 통해서 모델들을 구해 같은 날 다른 의상과 조명으로 각각 2회 촬영한 후에 보정작업으로 비포(before) 애프터(after)를 표현했다. 사실상 조작이고 연기였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델이 얘기한 사용감이나 후기는 광고주가 말한 내용들을 미리 대본으로 만들어 모델에게 줬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광고행태가 실제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 광고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직장인 박 모씨는 “피드에 떴던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해본 적이 있는데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고, 영상에 나온 것만큼 결정적인 효과는 보기 힘들 것 같았다. 이후로도 다이어트 식품과 뷰티 상품들의 광고가 너무 많이 떠서 결국 작년 페이스북 계정을 없애고 인스타그램으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코리아 측에선 이에 대해 “광고 정책에 따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게재하기 전에 광고 정책 준수 여부를 검토한다. 일반적으로 24시간 이내에 검토가 끝난다”며 “사용자들의 피드백에 따라 사후 관리를 하기도 한다. 광고의 과장이 심하면 아예 광고 계정을 삭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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