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락사’ 104세 豪과학자 구달, 마지막 노래는 ‘환희의 송가’였다
큰병없는데도 스스로 존엄사 선택
'행복하다' 인터뷰 후 평온한 영면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자신의 삶에 대해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한 1세기쯤 살다 보면 ‘삶의 큰 그림’이 보일지 모르겠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노령으로 인해 삶의 질이 더는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며 스스로 죽음을 택한 호주 한 과학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104세의 데이비드 구달(David Goodall) 환경학ㆍ생물학 박사는 자연을 지키는 위엄 있는 삶을 살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생전 구달 박사는 큰 병 없이 건강한 삶을 살았지만 매일 ‘식사와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기’를 반복하는 고령의 삶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며, 스스로 생을 마감할 결심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달 박사의 생전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그가 84세였던 지난 1998년 운전면허가 취소된 이후 혼자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삶의 폭이 좁아졌으며 이에 삶의 질이 악화된다고 생각, 스스로 이 같은 선택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올해 초에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으나 실패했으며 이후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이라는 기관의 도움을 받아 ‘안락사(조력자살)’를 감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가 사는 호주는 이 같은 죽음을 금지하고 있어 최근 스위스 바젤로 날아가 이날 스스로 진정제 혼합 정맥주사 밸브를 열어 긴 삶의 여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죽음 직전 프랑스에 들러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그는 이생과의 마지막 순간을 평소 가장 좋아했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마지막 부분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평온한 얼굴로 잠자듯 눈을 감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생을 스스로 마칠 기회를 얻게 돼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덧붙여 자신의 집에서 마지막을 맞을 수 없었던 것과 관련해 호주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안락사 입법’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유 불문하고 노인이 삶을 지속해야 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하는 도구로 내가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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