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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정부 첫 組閣 역대 가장 늦었다…18명 평균재산 19억원
인수위 기간 없어 인사검증 물리적 제한
대선공약 인사 5대 원칙이 곳곳서 ‘발목’
홍종학 중기장관 막차…3명은 중도 낙마
백운규 57억원 최고, 김은경 4억원 최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마침내 새 정부 18개 부처 첫 조각(組閣)이 완료됐다. 취임 195일 만으로, 역대 정권 중 가장 늦게 꾸려진 초기 내각이다. 여소야대 정국 하 야권의 존재감 드러내기, 자승자박 격이 된 정부의 인사 5대 원칙, 인수위원회 기간 없는 새 정부 출범 등이 얽히면서 195일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문 대통령이 21일 홍 장관을 임명한 건 박성진 전 후보자 낙마 67일 만이다. 지금까지 가장 늦게 첫 조각이 완료됐던 정부는 김대중 정부로, 174일이 걸렸다. 박 전 후보자가 그대로 임명됐다면 김대중 정부보단 이른 시기에 첫 조각을 완료할 수 있었지만, 박 전 후보자가 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면서 결국 김대중 정부보다 20여일 늦게 첫 조각을 마치게 됐다. 특히 새 정부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중기벤처부는 출범 118일 만에 비로소 수장이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꽃다발을 건네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 첫 조각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일단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인수위 기간 없이 곧바로 출범하면서 새 정부는 인사검증의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 여소야대 정국도 걸림돌이었다. 야권 협조가 불가피한 정부와,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야권이 곳곳에서 충돌했다. 특히나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인사 5대 원칙은 새 정부의 인사를 발목 잡는 공약이 됐다.

인사 발표가 날 때마다 ▷위장전입 ▷병역 면탈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등의 5대 원칙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후임 인사를 지명할 때에도 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후보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 문 대통령도 “구체적인 세부세칙을 만들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인사원칙 보완을 지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부적인 인사원칙이 추가 확정ㆍ발표되지는 않고 있다.

첫 포문을 열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부터 갖가지 논란 끝에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끝내 채택되지 못했고, 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묶이면서 “최소 1명은 낙마”라는 공공연한 압박에 직면했었다. 결국, 송 장관 역시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임명 강행 수순을 밟았다. 이날로 마무리된 홍 장관까지 포함, 18개 부처 장관 중 국회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은 총 3명이다.

3명은 중도 낙마했다.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더 커지거나 새로운 의혹이 부각돼 결국 낙마했다. 안경환은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고백, 여성 비하 표현 논란 등으로 지명 초기부터 논란을 야기한 가운데 ‘몰래 혼인신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하고 지명 5일 만에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18명 부처 장관의 평균 재산은 19억7015만원으로 나타났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57억8191만원으로 가장 많고, 그 뒤로 홍 장관(55억7685만원)이다. 김은경 환경부장관이 4억4417만원으로 가장 적은 재산을 보유 중이다.

전ㆍ현직 국회의원 출신 장관은 홍 장관까지 포함, 총 7명이다. 그 중 김영춘ㆍ김현미ㆍ김영주ㆍ도종환ㆍ김부겸 장관 등 5명은 현직 국회의원이다. 출신 분야별로 본다면 국회의원 출신이 가장 많다. 새 정부 첫 조각에서 국회의원 출신을 다수 중용한 건, 상대적으로 국회 검증을 통과하는 데에 용이하다는 점이 중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난맥을 극복하는 게 그만큼 어려웠다는 반증이다.

출신 지역별로 보면, 서울(3명)을 포함, 수도권 출신이 5명이며, 부산(3명)을 포함한 영남권 출신이 6명, 광주(1명)를 포함한 호남권 출신이 4명, 충청권 출신이 3명이다. 전국적으로 큰 쏠림 없이 출신지역 탕평은 이뤄졌다는 평가다.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정부는 출범 195일 만에 조각을 마쳤으나, 여소야대라는 국회 구도 상 앞으로도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마지막 퍼즐이었던 홍종학 중소벤처부 장관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탓에 한동안 야당과의 관계는 냉기류가 흐를 전망이다.

여기에 적폐청산을 두고 야당이 ‘정치보복’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할 소지가 크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과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정기국회 기간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상도 추진력을 얻기가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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