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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금리인상...긴축시대] 업종별 영향…자동차ㆍ항공ㆍ석유화학 ‘부정적’…반도체ㆍ철강 ‘중립적’
-무협 587개 회원사 설문조사, 부정적 34.2% vs 긍정적 24.9%

-수출 지역별 타격, 중남미>EU>중국>일본>미국 순서

-선진국 수출 비중 높은 의료기기, 섬유 품목은 긍정 전망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내년 가파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수출입 업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강달러화와 환율 상승이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신흥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전반적인 수출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은 수입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제조원가를 높이는 한편, 내수 위축과 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로 이해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미국 금리 인상이 신흥국 금융불안 및 경기침체를 유발해 우리나라 수출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이 올해(1~10월) 57.1%로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강달러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신흥국의 자본 유출로 인한 타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가 회원사 2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 비율이 34.2%로 긍정적 전망 비율(24.9%)을 상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양날의 칼’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대미 수출이 오히려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그리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업종별 영향을 살펴보면, 자동차, 석유화학, 일반기계 업계에서는 신흥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산유국의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한편 브라질 등 중남미의 경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약하면서 수출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자동차 할부금리가 오르면서 구매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환율 상승으로 인한 국산차의 수출 가격 경쟁력 향상, 미국 경기 호전 등의 긍정적인 요인을 바탕으로 상쇄해 나갈 계획이다.



항공 등 유가와 환율에 따른 손익 영향이 많은 업계에선 금리인상이 반갑지 않다.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는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외화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해외 판매 확대를 통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생각이다.

석유화학과 일반기계 업체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결의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더불어 수출 증가를 예상했으나, 미국 금리인상이 이러한 추세를 제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반기계 업계 역시 미국 금리 인상이 유가 상승을 제한하고 셰일가스 업체들의 자금조달비용을 증가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철강업계는 이번 금리 인상이 ‘중립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의 인상은 철강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철광석 등 해외 원재료 구매 가격에는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환율리스크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트럼프발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로 철강 수요가 증가하는 기회를 엿볼 생각이다.

전자 업계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시장 수급상황이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환율 및 유가 변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원화 약세로 4000억원 가량의 긍정적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한편, 무역협회가 회원사 2000개를 대상으로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수출 품목별 영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한 587개 회원사 중에는 선박ㆍ기계류를 중심으로 부정적 전망이 많았으며, 선진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의료기기나 섬유의 경우 긍정적 전망이 부정적 전망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별로는 중남미, 중동, 동남아 지역으로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으며, 미국 수출의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전망하는 의견이 더욱 많았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유가 상승 및 신흥국 경제 회복 기대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유가하락, 신흥국 금융불안 등은 우리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력 수출산업 부진, 구조조정 지연, 가계부채 급등 등 금리 상승시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취약 요건들에 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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