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나라안팎 불안에 발목 잡힌 재계] 崔 특검에 탄핵정국 불안…내년 사업계획 “내년에나 나올까”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올해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들을 하지만, 사실 사업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새해가 더 걱정입니다”

한 대기업 임원의 푸념은 요즘 재계의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케이스다.

2017년이 불과 보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기업들의 내년 사업계획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기업 특검 수사에 발이 묶인 상태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각국의 보호무역 주의 강화 등 외풍은 재계를 정신차릴 수 없을 정도로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정부의 경제정책 마비상태까지 더해져 2017년은 그야말로 최악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의 경우는 말 그대로 설상가상이다.

내년 경영전략은 고사하고, 당장 조직 개편의 첫 단추가 될 임원인사도 올스톱 상태다. 지난 국회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언하며 발등의 불이 떨어졌지만, 주요 임원들이 최순실 게이트 특검 조사를 앞두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나마 다음주 글로벌 전략회의는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지만, 새해 사업계획 논의를 위해 해마다 연말에 개최되던 최고경영자 세미나는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현대차 측은 올 연말까지 계열사 임원 인사와 내년 사업계획을 마무리 짓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수출시장에 비상이 걸린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는 다음주초 열리는 해외법인장 회의를 통해 내년 판매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 역시 탄핵 정국으로 인한 내수침체 우려 속에 내년 사업 계획 수립이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다.

SK는 조만간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정이지만, 이와 별도로 내년 경영 전략 마련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LG, GS, 한화의 사업계획 발표 시점은 내달 혹은 미정이다. 특검 수사 대비와 함께 요동 칠 내년 경영 변수 예측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 재계에선 기업들이 경영에만 매달릴 수 있는 경영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적극적 경제 정책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들의 ‘개인기’를 통해서라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결코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며 “정치적 변수 없이 경영에만 매달릴 수 있는 여건만 조성돼도 내년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기업이 대비를 잘한다고 해도 예측 가능한 정부의 경제정책이 이뤄지지 않으면 허사”라며 “국가 경제가 위기인 만큼 정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igiza7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