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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스트 총장 선거…이번엔 靑 입김 ‘미풍?’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12년 만에 내부 출신 교수들로 치러지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ㆍKAIST) 총장 선거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12일 미래과학창조부와 카이스트에 따르면 제16대 카이스트 총장 후보로 경종민(63ㆍ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신성철(64ㆍ물리학과 교수), 이용훈(61ㆍ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등 3명(가나다순) 후보에 대한 카이스트 이사회의 내부 검증이 진행 중이다. 카이스트 안팎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선거전은 탄핵안 가결을 전후로 경 후보와 이 후보가 신 교수를 바짝 뒤쫒는 각축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역대 총장 선거에서 청와대나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이사회를 통해 자주 작동됐던 것과는 달리 탄핵안 가결로 힘이 빠진 청와대와 조기 대선이 유력해지는 정치 상황들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곧 전개될 대선 정국을 앞두고 이사회 구성원들이 현 정부나 청와대의 입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4일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이장무(전 서울대 총장) 카이스트 이사장의 연임 여부도 변수다. 이 이사장은 최근 청와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후보자 가운데 신 교수는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학기술계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까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냈고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지난 2000대 말에는 영남대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는 장충초등학교 동문으로도 알려져 있다.

정ㆍ관계ㆍ과학기술계의 화려한 인맥과 지난 6년 동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으로서 보여준 리더십이 강점이다. 하지만 탄핵안 가결로 현 정부내 광범위한 인맥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고 DGIST 총장 이력이 ‘외부 인사’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카이스트를 글로벌 톱텐(Top 10)에 드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 교수는 경기고, 서울대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석ㆍ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2011년 서남표 전 총장의 개혁 정책에 대한 내부 반발 과정에서 서 총장의 퇴진을 주도한 교수협의회 회장이었다. 이번에 카이스트 교수협의회 투표에서 4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특히 50대 중후반 시니어 교수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스타 과학자 배출이나 노벨상 수상보다 구성원들이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구성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리더가 되겠다”고 했다.

신 교수와 경 교수는 모두 경기고-서울대(학사)-카이스트(석ㆍ박사)로 이어지는 이른바 카이스트 ‘성골’로 분류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는 카이스트 대학원(구 한국과학원) 석사과정 동기(1975년)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서남표 총장 시절 부총장으로 서 총장을 도왔다. 다른 두 후보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이지만 이번에 교수협의회 투표에서 40%에 가까운 지지를 받는 기염을 토했다. 30~40대 젊은 소장파 교수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비주류’(서울고-서울대-미 펜실베니아 대)라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가 국가적 아젠다를 선도하고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개혁과 구성원들의 소통에 걸맞는 최적의 후보자를 이사회가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현 기자/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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