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너지총회(WEC) 참석차 터키를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별도 양자회담을 한 뒤 ‘터키 스트림’으로 불리는 가스관 건설에 관한 정부 간 협정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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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에서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편으로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추진해왔다. 자국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 서부 지역으로 약 1100㎞ 길이의 가스관을 부설하고 터키와 그리스 국경 지역에 유럽 국가 공급용 가스 허브를 건설한 뒤 이후부턴 수입자인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직접 자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건설하도록 하는 구상이다.
협정에 따라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오는 2019년까지 흑해 해저를 따라 각각 150억 큐빅미터(㎥) 용량의 파이프라인 2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첫 번째 파이프라인은 터키 내수용이고 두 번째 가스관은 유럽 시장 수출용이다. 두 번째 가스관 건설은 앞으로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이 진전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관 건설 합의는 러시아 전폭기 피격 사건 이후 크게 악화했던 러-터키 관계의 전면적 복원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쿠테타 진압 후 석달간 세번의 정상회담을 가져 부쩍 가까워진 양국관계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이번 WEC에선 나란히 앉아 때때로 귀엣말을 나누며 ‘브로맨스’(남자들 사이의끈끈한 우정)를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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