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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영 심층인터뷰]“허공을 걸으면서 정치를 해왔다...20년 중 10년은 뭔지 모르고 정치를 했다”
[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병국 기자]정동영(4선) 국민의당 의원은 “땅위 30㎝ 허공을 걸으면서 정치를 해왔구나”는 말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까지의 자신의 정치인생을 돌아봤다. 그리고 “20년 정치를 했는데, 10년은 뭔지 모르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 의원을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한 시간 반 동안의 심층인터뷰는 4ㆍ13 총선 당선 후 처음이다. 그는 “뒤통수를 해머로 얻어맞은 충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선패배 후의 정치인생 10년을 담담히 풀어나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의당은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기치로 내걸었다. 국민의당 대북관은?

▶안철수 대표의 대북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의 강령이다. 정강정책이다. 그러고 안 대표의 생각을 담은 것이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이다. 지난 2월 달에 순창 산골에 있을 때, 안 대표가 방문해서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물어봤다. 안 대표가 온다고해서 책을 보면서 “안 대표가 쓴 게 맞나?”고 했다. 안 대표는 “직접 썼다. 물론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통해서 내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고 했다. 거기(책)에 보면 개성공단의 확대를 지지하고, 대북 포용 정책을 지지한다고 돼 있다. 


-6ㆍ15남북공동선언 16주년이다. 개성공단 돌파구는?

▶남한의 대통령은 한반도를 경영한다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세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의해야할 시점이다. 핵무기 해결 없이 대화는 없다. 이란 핵문제 어떻게 해결됐나? 협상이다. 봉쇄정책이 성공한 적 없다. 중국을 변화시킨 것은 봉쇄정책이 아니라 닉슨의 대중수교와 미중 정상회담이다. 이 정도(개성공단 폐쇄)의 봉쇄로 북이 붕괴한다고 믿는 근거는 비과학적이다. 평화가 흔들리는데 따른 비용이 크고. 거기에 따른 국가 신용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 사건, 일이 이렇게 확대된 것에 대한 원인은 무엇인가?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어야 된다. 문제가 있었다면 거기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측근 정치의 다른 말이 시스템 정치다. 측근 정치의 요소가 국민의당에 없다고 할 수 없다. 거기서 파생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정당은 현재 없다. 새누리당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도 아니다. 국민의당이 가야할 방향은 그런 방향이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당권도전이냐 대권도전이냐?

▶언론은 흥미롭지만 나에게 있어선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아니다. 무엇이 되느냐가 관심사가 아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다. 하나는 개성공단 재가동해 평화 경제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줘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구조화된 불평등의 틈을 메꾸는 것이다. 두 가지가 내 기본축이다.

지난 대선 때,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내가 해온 생각, 걸어온 길들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얘기의 뿌리다. 대선 끝나고 내가 충격을 받은 두 가지 사건이 있다. 하나는 2008년 9월의 월가의 붕괴다. 2007년 12월이 대선이었다. 9개월 전에 대한민국을 경영해보겠다고 나선 사람인데 한 번도 상상도 못했다. 그 때 뒤통수를 해머로 얻은 맞은 것과 같은 충격과 함께 깨달은 게 있다. 우리가 자유화, 민영화, 규제완화 노동유연화 어쩔 수 없는 깃발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신기루였구나다. 내 선거 공약에도 금융 허브 국가를 만들겠다는 게 있었다. 또 용산 참사 때 거리 미사에 매일 갔는데, 그 때 신부님이 나를 보고 “저 양반 잘했으면 이분들 안 죽었다”고 했다. 또 둔기로 가격 받은 충격을 받았다. 그 동안 땅위 30㎝를 허공을 걸으면서 정치를 해왔구나, 내 책임이구나 했다. 이후 노동위원회를 자원했다. 내가 얘기하고 있는 건 거대한 구조의 문제다. 개인의 역량과 범주를 뛰어넘는 문제다. 국회가 나서야 된다. 정치가 나서야 한다. 거기에 작은 부분이라도 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20년 정치했는데 10년은 뭔지 모르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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