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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랜드 참사] ‘대량살상무기’ AR-15가 사냥용?…테러악습의 고리 ‘AR-15’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 올랜도에서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AR-15’는 또 한 번 ‘대량살상무기’라는 오명을 피해가지 못하게 됐다. AR-15는 최근 수 차례의 총기난사 사건에 단골 무기로 등장해 왔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 총격 사건을 비롯해 2012년 콜로라도 주 오로라, 같은 해 코네티컷 주 뉴타운 총격 사건에 모두 AR-15가 쓰였다.

1958년 미국의 총기업체 아말라이트에서 개발한 이 소총은 냉전 시기 자유진영의 대표 소총 ‘M-16’의 기본형이다. 미국에서는 M-16의 민간용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개발 시점으로 보면 AR-15이 앞선다.

1963년부터 정식 군용 소총이 된 M-16과 달리 AR-15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회사에서 약간씩 변형된 모양으로 생산하게 됐다. 민간인이 이러한 형태의 총을 수중에 넣기 쉬워졌다는 의미다. 

[사진=게티이미지]

AR-15는 제품 자체보다 변형 가능성 때문에 더욱 위험성이 높다. 기본형은 단발형이지만 여러 방법으로 손쉽게 연발사격이 가능하도록 불법으로 개조할 수 있다. 30발 이상의 대용량 탄창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R-15는 미국에서 총기규제와 관련해 가장 논란이 되는 기종에 포함된다.

현재까지 미국 내 판매량이 약 400만 정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판매량은 알 수 없고, 불법 거래도 여전하다는 점 또한 이 소총에 대한 논란을 키웠다. 이러한 느슨한 법망을 이용해 테러 그룹이 대규모 학살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더 커졌다.

미국 출생의 알 카에다 대변인 아담 가단은 한 영상에서 “미국은 쉽게 얻을 수 있는 무기들이 가득한 곳”이라면서 “총기 박람회에 가서 전자동 돌격 소총을 신원 확인 등도 없이 갖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전자동 무기는 1986년부터 금지돼 이 말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지만 신원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총기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맞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총기 옹호론자들의 입김 등 때문에 판매에 제동이 걸리지는 않았다. 이들은 이 소총이 사냥용이고, 다른 사냥용 소총에 비해 화력도 적은 편이며, 이 소총 이름의 ‘AR’을 개발업체 이름은 아말라이트에서 따온 것이지 반대론자들의 주장처럼 공격용 소총(assult rifle)에서 따 온 것이 아니라며 규제를 막아서고 있다.

최소 50명이 사망한 참사에 이 총기가 재등장하면서 총기 반대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방 전문가들은 결국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며 AR-15 소총의 규제가 본격화될지에 대해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2012년 코네티컷 주 뉴타운 사건의 피해자들이 당시 총격범이 사용한 AR-15 제조사 부시매스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 소송이 공식 규제로 이어질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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