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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랜드 참사 ③] “용의자, 항상 살인에 대해 얘기했다”…과거 두 차례 FBI 조사 받아
[헤럴드경제=신수정ㆍ김성훈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은 과거 두 차례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틴의 친구는 마틴이 이혼한 이후 이슬람교에 더욱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과거 두차례 FBI 조사받아=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틴은 2013년과 2014년에 테러 연관성과 관련 FBI의 조사를 받았다.

FBI는 2013년 마틴이 동료들에게 테러그룹에 대한 선동적인 발언을 한 사건과 관련 수사에 나섰다. 이듬해 FBI는 마틴이 같은 플로리다주 출신 테러리스트 모너 모하메드 아부살라를 접촉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그해 아부살라는 미국인 가운데 최초로 시리아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였다.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 오마르 마틴

하지만 두 차례 모두 결정적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수사가 종결됐다. 마틴은 아부살라와 같은 모스크를 다닌 것 외에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으로 불안한 성격이었다”=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마틴은 뉴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플로리다주로 이주했다. 그의 부모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을 왔다. 마틴은 2007년 인디언 리버 주립 칼리지를 졸업한 뒤 민간 경비업체 G4S에 입사했으며, 청소년 교정시설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다. 그는 보안요원으로 일하면서 총 쏘는 훈련을 받았다.

2009년 결혼한 그는 2011년 이혼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틴의 전부인은 “마틴은 정신적으로 불안했고, 나를 반복적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마틴은 빨래를 안 해놨다는 이유 등으로 전부인을 구타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전부인의 부모는 그녀를 마틴의 집에서 데리고 나왔다.

전부인은 “마틴이 처음에는 평범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폭력적으로 변했다”며 “이혼 후에도 마틴이 연락해왔지만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 초기 마틴은 종교에 매우 독실한 편은 아니었고, 체육관에서 자주 운동을 했다. 결혼 생활 도중 그가 급진적 이슬람주의에 빠졌다는 징후는 없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출처=게티이미지]

마틴의 친구는 “마틴이 이혼 이후 점점 종교에 빠졌다”며 “몇 년 전 사우디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다녀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마틴의 친구는 “3주전에도 그와 대화를 나눴지만 이런 짓을 저지를 것이라는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마틴의 이웃들은 마틴에게 동거녀와 3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올해 30살이며, 이 여성의 페이스북에는 마틴, 어린 아들과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있다. 마틴은 포트피어스에 있는 이슬람센터에 정기적으로 다녔다. 사건 발생 이틀 전에도 이곳을 찾았다. 이곳의 이슬람 성직자 이맘은 “마틴은 제일 조용한 남자였다, 아무와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며 “그는 이슬람센터에서 와서 기도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항상 살인에 대해 이야기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틴과 함께 일했던 동료는 “마틴이 항상 살인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 마틴과 함께 보안요원으로 일했던 다니엘 길로이는 이번 총기 난사 사건 발생 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았다, 올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길로이에 따르면 마틴은 시끄러웠고, 인종차별적ㆍ성소수자 차별적인 발언을 많이 했다. 길로이는 “마틴은 끊임없이 분노를 표출했고, 미쳐있었다”고 말했다.

마틴은 길로이에게 하루에 문자 20~30개를 보내 괴롭히기도 했다. 길로이는 마틴을 고용한 회사인 G4S에 반복해서 항의를 하는 등 우려를 나타내왔다고 주장했다.

오마르 마틴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출처=유튜브]

마틴의 아버지, 아프간 대통령 행세하기도=한편 마틴의 아버지가 탈레반에 우호적인 인물이라는 정황도 나왔다. WP에 따르면 마틴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은 ‘파얌-이-아프간’이라는 방송 채널에서 ‘듀란드 지르가 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듀랜드는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이며, ‘지르가’는 아프간 족장 회의라는 뜻이다.

세디크 마틴은 방송에서 아프간 공용어 중 하나인 다리어를 쓰며 다양한 정치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폈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를 비판하고 탈레반을 칭송했는데, 종종 앞뒤가 맞지않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세디크 마틴의 아프간 임시정부’라는 동영상에서는 마치 자신이 아프간 대통령이 된 것처럼 아프간 유력 정치인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한 유튜브 동영상에서는 아프간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세디크 마틴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몇 달전 두 남성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분노한 적이 있다며 이번 사건은 종교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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