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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북한 광명성호가 은하3호인 이유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지난 2월7일 발사한 장거리로켓 광명성호는 지난 2012년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와 같은 종류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27일 북한의 장거리로켓 광명성호의 잔해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에서 가장 특이할 만한 점은 광명성호가 은하3호와 제원이 거의 똑같다는 점이다. 게다가 광명성호라고 씌어 있는 부분을 긁어보니 은하3호의 ‘3’자 부분이 드러났다. 북한이 이번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광명성호는 사실상 은하3호였다는 의미다.

군 당국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은하3호와 같은 장거리로켓의 여분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수거한 연료탱크 잔해물에서 볼록한 부분이 있어 광명성의 ‘성’자 옆 부분을 긁어보니 ‘3’자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은하3호라고 써 있던 것을 스프레이로 뿌려 덮은 뒤 그 옆 부분에 광명성의 ‘성’자를 쓴 것”이라며 “페인트가 번진 흔적이 있어 글자본을 놓고 스프레이로 글씨를 썼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2년 은하3호와 2016년 광명성호 비교 [자료=국방부 제공]

북한 광명성호가 은하3호인 이유=앞서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13일과 12월12일 은하3호를 발사했다. 2012년 4월 발사한 은하3호는 단분리 기술 미흡 등의 문제로 발사에 실패했고, 2012년 12월 발사한 은하3호는 단분리에 성공했다.

우리 군은 이번에 2012년 12월 발사된 은하3호 잔해물과 이번에 수거한 광명성호 잔해물을 놓고 비교 분석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은하3호와 광명성호는 사실상 같은 발사체임이 확인됐다.

2012년 수거한 은하3호 연료탱크와 이번에 수거한 광명성호 연료탱크는 직경이 2.4m로 같았다.

또 장거리로켓의 중간단 부분 잔해물 역시 2012년 은하3호와 이번에 수거한 광명성호가 규격 면에서 완벽히 일치했다.

중간단 길이 2.1m, 중간단 상단부 직경 1.52m, 하단부 2.4m, 중간단 가속모터 6개, 가속모터 직경과 길이 각각 0.13m와 0.53인 점이 완벽히 일치했다.

1단엔진노즐 역시 출구 직경이 둘 다 0.61m로 같았다.

2012년 은하3호와 이번 광명성호의 다른 점도 발견됐다. 은하3호 연료에서는 불소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2016년 광명성호 연료에서는 불소 성분이 검출된 것. 북한 미사일에서 쓰는 액체연료는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액체연료 주입 후 시간이 지나면 미사일이 부식된다. 이를 피하려면 액체연료 주입 후 가급적 빨리 발사해야 한다. 그러나 액체연료에 불소 성분을 첨가하면 액체연료의 독성에 따른 미사일 부식을 늦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2년과 달리 이번 발사에서는 발사체 내부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 점도 다른 점으로 꼽혔다.

2012년 당시 잔해물에서 발견됐지만, 용도를 알 수 없었던 1단 추진체 폭파장치가 이번 발사에서 또 발견되면서 용도가 확인된 점도 이번 분석에서 드러난 수확이다. 북한이 장치한 폭파장치는 우리 군의 잔해물 회수 방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장착된 것이다. 그 결과 1단 추진체가 폭발하면서 레이더상에서 270여개의 항적으로 시현됐다.

북한이 이번 광명성호 발사에서 노린 점이 우주 발사체 기술 확보가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확보였다는 점도 드러났다.

잔해물 분석 결과 [자료=국방부 제공]

광명성호, 우주발사체 아니라 미사일인 이유=북한은 지난 2월 광명성호 발사에 나서면서 평화적인 목적의 우주발사체 발사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잔해물 분석 결과, 위성을 탑재하는 페어링 부분에서 폭발 흔적이 발견된 것.

위성을 발사하는 나라들은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보호장치를 장착한다.

장거리로켓의 최종 목적이 위성을 안전하게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위성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장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위성을 덮는 페어링 부분에 폭발 흔적이 발견됐다.

군 미사일 전문가는 “잔해물을 보니 페어링 부분이 시커멓게 그을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위성을 보호하는 장치가 전혀 장착돼 있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때는 위성의 진동과 충격을 방지하는 장치가 필수이고, 굉장히 소음이 크기 때문에 소음을 낮추기 위한 이른바 ‘음향담요’ 장치도 장착을 해야 하는데 광명성호에는 그런 장비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위성의 수준 역시 고철에 불과한 것으로 군은 판단했다. 발사 직후인 2월9일 위성 신호가 일부 잡히긴 했지만 2월10일부터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시각 역시 광명성호가 위성 발사용이 아니라는 증거로 분석됐다.

광명성호는 2월7일 오전 8시30분께 발사됐는데 위성 용도로 사용하려 했다면 10시30분 정도에 발사해야 했다는 것이다.

군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8시반경 발사하면서 97분 주기로 하루에 지구를 15회 도는 북한 위성이 한반도를 지나가는 시각이 해가 져 관측이 어려운 저녁 8시경”이라며 “10시30분 정도에 발사했다면 북한의 위성은 좀 더 밝은 시간에 한반도를 지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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