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우여곡절’이 궁금했습니다. 지금의 망가노를 있게 한 건 단순히 손에 물 안 묻혀도 되는 걸레 하나를 발명하고 창업해서가 아닙니다. 금전적 성공 뒤에 가려진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로드맵은 한국서도 가능할까요.
조이 망가노 인지니어스디자인(Ingenious Design LLC) 창업자 [출처=조이망가노 홈페이지] |
1. 당신 자신이 브랜드다
“난 매일 집안일을 해야하는 보통사람이었다. 일 하는 엄마였다. 사람들은 나와 동질감을 느꼈다. ‘우리’의 니즈는 똑같았다.”
조이 망가노가 직접 털어놓은 성공비결의 일부입니다. 번거롭게 걸레질을 해야하는 모든 주부에게 망가노는 직접 개발한 ‘새 걸레’를 들고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스스로 브랜드가 된 것이죠.
그 뿐 아닙니다. 망가노 또한 주부였습니다. 그의 일상생활도 그 걸레로 인해 더 편해졌습니다. 스스로 ‘소비자’가 된 것입니다.
1996년 자신이 고안한 제품을 들고 방송에 출연한 조이 망가노(사진 오른쪽) |
2. 현장으로 가라
“ ‘기적의 걸레’를 처음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날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 제품에 ‘기적’이란 수식어를 붙이기 꺼려했다. 그저 ‘걸레’라고 불렀다.”
망가노의 고백입니다. 주변 많은 사람들이 보기엔 그 물건이 대수롭잖게 여겨졌단 뜻입니다.
이는 현장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망가노는 집안일을 하며 그때그때 짜내야 하는 걸레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직접 부딪쳐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잘 모르고 평가를 일삼는 사람들 ‘의견’은 들을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훼방꾼은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망가노가 걸레를 갖고나와 팔던 20여년 전 보다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은 훨씬 많아졌습니다. 제대로 된 수요가 잠들어 있는 곳을 찾아내는 것도 그래서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그럴수록 망가노가 왜 자신의 제품을 더욱 고집스레 밀고 나갔는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게 된 자수성가 기업인 상당수는 과거에 ‘미쳤다’는 소리를 최소 한 번 이상 들어봤습니다.
조이 망가노(사진 왼쪽서 두번 째)와 그의 자식들 |
3. 남이 안 가는 길을 스스로 찾아라
“내겐 길이 없었다. 엄마였고 여자였을 뿐이다.”
망가노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직접 열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스스로 번 종잣돈을 모두 쏟아 ‘기적의 걸레’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제품이 처음 TV에 나갔을 땐 파산을 걱정해야 했습니다. ‘이혼녀’라는 세간의 비상식적 꼬리표는 덤이었습니다. 망가노는 방송국 관계자에게 매달리다시피 사정하며 직접 걸레를 들고 나갔습니다. 이후 이 제품은 TV홈쇼핑 역대 매출기록을 갈아치우며 날개돋힌 듯 팔렸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같은 행보는 ‘기업가’의 사전적 정의에도 맞습니다. 옥스포드 사전은 “돈을 벌 목적으로 경제적 위험 등을 무릅쓰고 업(業)을 만들어 낸 사람”이라고 기업가를 규정합니다.
영화 ‘조이’에 조이 망가노 역으로 출연한 제니퍼로렌스 |
4. 한국은?
망가노의 극적인 성공 뒤엔 이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잘 맞물려 있었습니다. 자세한 행동지침은 아닙니다. 일종의 마음가짐입니다. 그러나 남들과 달랐습니다.
한국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도 망가노처럼 ‘굳은 심지’를 가진 여성이면 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한 영국매체는 “조이 망가노 같은 이들 덕분에,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여성기업가는 점점 늘고 있다”며 자국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우리나라는 좀 다릅니다. 작년 국세청이 낸 ‘국세통계로 본 여성의 경제활동’에 따르면 창업 1년 안에 폐업하는 여성 창업자는 전체 27.9%였습니다. 3년 이상 기업을 유지하는 여성 기업가는 40%에 불과했습니다. 여성 창업 업체 10개 중 6개가 3년을 못 버틴 것이죠.
망가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상당하지만, 우리 현실에 적용하려면 여러모로 안 맞는 부분도 있다는 방증입니다.
한 가지 더. 조이 망가노의 실화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영화 ‘조이’는 미국과 해외에서 1130억원(억달러) 이상을 벌었습니다.
이 영화는 지난 달 한국서도 개봉했죠. 한달 여가 지난 18일 현재 13억여원을 버는 데 그쳤습니다. 관객 수는 17만 명을 겨우 넘겼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