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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만에 퇴출…소니 ‘베타맥스’가 비운의 명기가 된 까닭은?
[HOOC=윤정식 객원 에디터] 소니의 베타맥스(Betamax) 카세트를 아시나요? 비운의 명기(名器)라고 불리죠. 제품은 뛰어나지만 흥행에 실패한 대표적인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소니가 10일(현지시간) 베타 비디오카세트와 마이크로 MV 카세트의 출하를 2016년 3월이나 이른 시일 내에 종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베타맥스 포맷 비디오카세트테이프는 이 포맷의 비디오테이프레코더(VTR) ‘SL-6300’와 함께 지난 1975년 5월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베타맥스는 사상 최초로 일반 소비자에게 보급된 가정용 비디오 재생ㆍ녹화 포맷이었으나, 1976년 10월 마쓰시타전기산업 계열사였던 일본빅터(JVC)가 비디오 홈 시스템(VHS)을 내놓으면서 혈전을 벌였습니다.

베타타맥스는 VHS에 비해 크기는 작고 화질은 더 뛰어났습니다. 게다가 VHS보다 일 년 앞서 출시했기 때문에 유리했죠.

그러나 ‘비디오 포맷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이 경쟁에서 소니는 패했습니다.

왜 일까요? 패배의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듭니다.



①소니가 펼친 ‘배타적 라이선스 정책’ 때문입니다

소니 특유의 라이선스 정책 때문에 제작자 입장에서 베타맥스는 VHS보다 매력이 떨어졌습니다. 공급가가 오르니 소비자가도 상승했고, 심지어 기계도 더 비쌌습니다.

②두 번째 문제는 더 심각했습니다. 이 배타적 정책이 성인용 비디오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된 것이죠.

소니는 영상물에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담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클린 정책’을 펼쳤다. 결국, VHS 쪽이 먼저 포르노 제작사들과 계약해 북미 비디오 시장을 점령했다. 저렴한 VHS를 사면 영화도 볼 수 있고, 포르노도 볼 수 있는데, 비싼 베타맥스로는 영화만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패할 수 밖에 없었죠. 



베타맥스의 패전사는 지금도 기업전략·제품기획·마케팅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례연구 대상으로 꼽힙니다.

베타맥스는 1980년대 초중반에 VHS에 급속히 밀려났습니다. 베타 비디오카세트의 출하량은 1984년 5천만 개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베타맥스 VTR은 2002년 단종될 때까지 전 세계에 약 1800만대 판매됐습니다.

아날로그 방송 시절 TV 방송국 중에는 소니 베타맥스를 쓰는 곳이 꽤 많았고, 소니는 이 포맷의 VTR과 비디오카메라를 보유한 개인·기업 사용자들을 위해 베타 비디오카세트를 계속 공급해 왔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아날로그 베타맥스 포맷을 사용하는 방송국이 사실상 사라짐에 따라 소니가 이번에 단종을 결정했습니다.

hoo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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