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김현경 기자] 우리 사회에서 ‘부의 불평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세 이상 성인 기준 자산 상위 10%에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부(富)의 66%가 몰려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하위 50%의 자산은 전체의 2%에 불과했습니다.
김낙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2000∼2013년 상속세 자료를 분석해 한국 사회 부의 분포도를 추정한 논문을 29일 낙성대경제연구소 홈페이지(naksung.re.kr)에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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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23RF] |
연구 결과 2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한 자산 상위 10%는 2013년 전체 자산의 66.4%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0∼2007년 평균 63.2%보다 부의 불평등 정도가 심해진 겁니다.
이들의 평균 자산은 6억2400만원이고, 자산이 최소 2억2400만원을 넘어야 상위 10% 안에 드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상위 1%의 자산도 2000~2007년 평균 24.2%에서 2013년 26.0%로 늘었습니다.
상위 1%의 평균 자산은 24억3700만원으로, 자산이 9억9100만원 이상이어야 상위 1% 안에 들어갔습니다.
상위 1%의 평균 자산은 2000년 13억7천500만원, 2007년 22억7천600만원에서 계속 증가했습니다.
자산에 포함되는 부동산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계산됐는데, 이를 시가로 바꿀 경우 자산이 13억원을 넘겨야 상위 1%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0.5% 안에 드는 최고 자산층의 평균 자산은 36억5900만원이었습니다.
반면 하위 50%가 가진 자산 비중은 2000년 2.6%, 2006년 2.2%, 2013년 1.9%로 갈수록 줄었습니다.
가구가 아닌 개인을 기준으로 한 부의 집중도 분석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에 나왔던 자산 불평등 추정 결과보다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4개 회원국의 2013년 자료를 조사해 한국은 전체 가구의 상위 10%가 부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상위 10%에 부가 집중된 정도는 우리나라가 영미권 국가보다 낮지만,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입니다.
상위 10%가 차지한 부의 비중이 한국은 2013년 기준으로 66%이지만 프랑스는 2010∼2012년 평균 62.4%였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영국은 각각 76.3%, 70.5%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김 교수는 소득 기준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2.1%, 상위 10%는 44.1%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반면 자산 기준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대로 소득 기준보다 훨씬 큽니다.
이는 노동을 통해 얻는 소득보다 이미 축적된 부를 통해 얻는 수익이 불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돈이 돈을 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김 교수는 이 논문을 31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전국역사학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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