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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도제의 아침밥]파리바게뜨 햄에그토스트+우유=3150원, 경영권 분쟁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인기가 대단하다.

매일매일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며 막장으로 치닫는 모습에 ‘롯데시네마’가 펼쳐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한민국의 관심이 온통 롯데로 쏠린 모습이다. 정치권에 이어 정부까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불 구경 싸움 구경 만큼 재밌는 볼거리가 없다고 하지만, 밥은 먹어가면서 봐야겠기에 잠깐 사무실 밖으로 나섰다. 

서울 명동 인근에 위치한 파리바게뜨의 자동문 버튼을 눌렀다. ‘위생관리 우수점포’라는 표시가 아침 식사에 대한 신뢰를 더했다. 이곳의 영업시간은 아침 7시부터다.

이런 저런 아침 메뉴가 많았다. 다양한 모양의 샌드위치, 즉석에서 바로 데워준다는 ‘핫&그릴 포카챠 샌드위치’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4000~5000원대의 가격대였다.

그 옆에 있는 2200원짜리 ‘햄에그토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방금 조리된 것처럼 보였는데, 듬뿍 들어 있는 삶은 달걀이 매우 먹음직스러웠다. 그리고 음료가 진열되어 있는 곳에서 950원짜리 ‘아침엔후레쉬우유’를 집어 들었다.


3150원이 들어간 ‘토스트&우유’를 아침밥으로 먹기로 한 것이다. 

햄에그토스트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약간 식어 있어 아쉬웠지만, 삶은 계란이 듬뿍 들어간 데다 햄과 치즈도 함께 들어가 있어 씹는 맛을 더했다. 사실 삶은 계란만으로는 심심할 수 있는데, 햄과 치즈를 넣어 쫀득쫀득한 질감을 줬다.

우유까지 더하니, 목막힘 없이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매우 짧은 시간에 식사를 마쳤다. 워낙 간단한 아침 식사인데다,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어 샌드위치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분간이 안 됐다.

이것도 하나의 직업병이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 결론에 이를지 수많은 경우의 수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과거 국내 재벌들의 경영권 분쟁은 비극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았다. 한 쪽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법정 공방 끝에 한 쪽이 감옥살이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통상 비극의 주인공은 경영권 다툼의 패배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활 시위를 떠난 롯데의 경영권 다툼은 되돌리거나 쉽게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롯데 경영권 분쟁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를 보면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지 않냐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재계 5위의 기업 답지 않게 구태의연한 황제식 경영을 펼쳐온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또다른 곳에서는 롯데 경영권 분쟁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곳도 있다. 미래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는 기업에선 특히 열공하는 모습이다. 

롯데 때문에 당분간 아침밥 먹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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