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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golbal] 진짜 문제는 그리스 보다 중국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항상 빚이 문제다. 아시아 외환위기도 그랬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도 그랬다. 막장으로 치닫는 그리스도, 요즘 한창 심각해지는 중국 증시도 빚이 화근이다.

그나마 그리스는 양반이다. 유로존 등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가 ‘기 싸움’ 중이라 당장 끝장을 볼 것처럼 보이지만 구조상 파국으로 가면 어느 쪽도 얻을 게 없다.

사실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해봐야 화폐개혁 수준을 뛰어넘는 엄청난 도박을 해야한다. 드라크마를 부활시켜 환율 주권을 되찾는다 해도 유로존 가입 이후의 고성장과 경제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최대한 유리한 조건에서 긴축할 수만 있다면 유로존에 남는 편이 낫다.

유로존도 마찬가지다. 유로존의 경제력 격차 때문에 유로화는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유로존의 핵심이자 수출강국인 독일에게는 현체제가 유리하다. 유럽 재정위기 전보다 국내시장에서 독일 수입차 값이 더 싸진 건 우연이 아니다. 그리스의 연금지출을 줄이고 재정을 긴축해 독일 곳간 축내는 것만 조금 줄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그리스 국민들이 ‘감정’을 내세우고,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으로 이에영합에 유로존 탈퇴라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리스의 빚 문제는 결국 국가간 협상의 문제다. 언제든 극적 담판이 가능하다.

진짜 더 문제는 중국의 빚이다.

지금 중국 증시는 거의 도박판이다. 섀도우랜딩(shadow lending), 즉 우회대출이라는 편법까지 동원한 투자광풍으로 경제지표가 썩 좋지 않은데도 최근 1년새 증시가 폭등했다. 그런데 요즘 중국 증시의 급락이 잦아졌다.

빌린 돈의 힘으로 오른 증시는 급락장에 더욱 취약하다. 워낙 가파르게 올라 증시의 중국 경제성장기여도도 1.5%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다. 바꿔 말하면 증시가 속락할 경우 성장률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또 증시활황을 이용해 국영기업들을 상장(IPO)시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즉 빚을 줄이려 애써왔다. 증시가 고꾸라지면 이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최근 증시의 대출한도를 높였다. 빌린 돈으로라도 시장을 지탱하기 위해서다. 지급준비율과 금리도 동시에 내렸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좀처럼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후 강력한 반부패 정책으로 뭉칫돈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내수에는 악재다. 지난 해까지 국내에서 잘 나갔던 중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나가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이 아직은 부족한 모습이다. 사상 최고로 치솟은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 될 명분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유럽은 그리스 사태가 전환점을 맞이할 때, 중국은 펀더멘털의 변화가 감지될 때에야 관심을 갖는 게 좋아 보인다. 지금 당장은 경제지표가 그나마 괜찮아 강세가 예상되는 달러화 관련 자산이 제일 나은 해외투자처로 보인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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