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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의 공포’… 한국 증시 덮치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상승세를 타던 국내 증시에 ‘강달러(D) 악재’와 ‘디플레(D) 우려’가 동시에 덮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와 중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증시 훈풍’ 기대감을 날려버릴 기세다. 반면 저유가가 계속되는 것은 한국 기업실적에 긍정적이며, 최근 경기 민감주식들이 빠르게 상승한 것은 디플레 우려가 과도하단 반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1일 한국 증시는 하락개장했다. 전날 뉴욕 증시가 2% 가깝게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 전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5%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70%)와 나스닥 지수(-1.67%)도 하락했다. 뉴욕 증시가 하락한 것은 달러 강세에다 유가 하락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07달러까지 상승했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4% 가격이 하락했다.


▶强 달러에 韓 증시 하락= 지난 9일과 10일 한국 증시를 하락케 한 원인도 ‘강달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됐고, 이는 곧 한국 증시의 하락(9일)을 불러왔다. 미국 증시가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던 지난 10일에도 한국 증시는 하락세였다.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 한국 증시는 하락하고,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 한국 증시는 더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관심은 오는 17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린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자연실업률(5.2~5.5%)에 근접할만큼 떨어지면서 금리 인상 시기가 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핵심은 FOMC 성명에 ‘인내심(patient)’란 단어가 포함되느냐다. 인내심이란 단어가 빠질 경우 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국내 증시는 큰폭의 하락을 겪을 공산도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구인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기업들의 채용계획 지수도 상승세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기준 금리가 6월에 인상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국내적으로는 디플레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는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입에서 ‘디플레’ 관련 발언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저물가 상황과 연관지어 “디플레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디플레가 가속화 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은 한국 경제가 지난 100년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장기 불황을 의미한다. 통화량 축소가 물가 하락을, 물가 하락이 다시 경제활동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디플레다. 지난 1990년대 일본 경제가 빠졌던 장기 불황이 바로 디플레다. 한국의 디플레 우려는 소비자 물가 지수가 2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과 관련이 깊다. 중국 역시 디플레 우려를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6개월째 하락세다.


▶美 금리 인상? “나쁠 것 없다”= 반면 국내 증시에선 긍정론이 다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기정사실화 돼 있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수출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달러화 강세, 저유가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은 한국 기업실적에 오히려 긍정적”이라며 “원달러 환율과 유가하락은 기업실적을 상향시킬 수 있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미국 달러 강세가 되레 약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국 수출 기업들에게 달러 강세는 기회다. 미국 달러화 지수 상승률과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증가율은 상관계수가 높다. 달러화 지수 상승으로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 증가율이 양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주와 가치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달러 금리 상승 패턴은 2013년 5월 테이퍼링 쇼크와는 다르다. 지금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금리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조정국면에 비중 확대가 필요한 업종은 화학, 건설, 자동차, 조선 업종”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디플레 우려’와 관련해서도 “최근 화학 업종과 조선, 건설 등 경기 민감주식들이 크게 올랐다. 디플레 우려가 시장에서 지배적이라면 오를 수 없는 경기민감주들이 많이 뛰었다”며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800억원 가량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유럽계 자금 유입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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