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어당팔’이 교육시장에 메가톤급 이슈를 던졌다. ‘수능영어 절대평가’다. 취임한지 한달도 채 안된 신임 교육부 장관이 던진 메시지는 교육현장에 당장 파장을 일으켰다. 황우여발(發) 태풍인 셈이다.
황 장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첫 대면한 자리에서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했다. 시기를 못박지 않았지만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 중학교 3학년이 수능을 치르는 2018학년부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뉘앙스도 풍겼다. “변별력 위주의 수능 체제로 인해 과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영어에 대한 무리한 투자와 수십년간의 학습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근본적 의문을 갖고 있다”는 말에서 그 배경이 짐작됐다.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내정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
황 장관은 특히 영어권, 독일어권에서 자신의 유학 경험을 언급하며 “외국어는 그 나라에서 수학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학생들의 영어 부담을 줄여주고,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도 경감시켜주는 게 올바른 교육 수장의 할 일이라는 신념이묻어 나온다.
당장 교육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찬성과 반대가 금세 나뉘었다. 일부 학부모는 “지나친 영어 열풍을 막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는 “장관이 바뀔때마다 주요 정책이 바뀌면서 학생들만 혼란스러워하는데, 꼭그 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선 “지금껏 (아이에)투자한 것이 얼마인데…”라는 불편한 심기 속에 신임 교육부 장관을 바라보는 눈은 곱지만은 않아 보인다.
분명한 것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육시장에 그가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스스로 ‘건전한 불씨’라고 확신하면서 말이다.
영어 상대평가가 좋은지, 절대평가가 좋은지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절대평가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명쾌한 해법’으로 진전시킬지 그래서 주목된다. 실타래처럼 얽힌 교육현안에 대해 ‘고르디우스의 매듭’(아무도 풀지 못했던 매듭)을 단칼에 끊어버린 알렉산더 대왕의 지혜와 용기를 그가 갖고 있을까.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