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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원 팔아 1원 남아”…‘기름부자’ 옛말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국내 정유사들이 기름 1000원어치를 팔아 고작 1원 남긴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보유국은 물론, 각국 정유사와 주유소 사장님까지 아우르던 ‘기름 부자’는 이제 옛말이 됐다.

16일 대한석유협회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 1분기까지 국내 정유4사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때 10% 안팎을기록하던 정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1%대까지 떨어졌다.

2009년(-0.3%)과 2012년(-0.3%), 2013년(0%)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그나마 업황이 좋았던 2010년(2.2%)과 2011년(2.2%)도 채 3%에 못 미쳤다.

지난 1분기는 0.1%에 그쳤다. 30조514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28억원에 불과했다. 전년동기 2.5%에 비해 크게 감소해 올해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0%에 비해서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유사들의 석유정제 마진 악화 원인은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중국과 중동지역 정제시설 증가율에 따른 공급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석유제품은 가까운 지역에 수출해야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데, 국내 정유사들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중동지역 자급률이 늘어나면서 물류비 부담이 늘어나고 정제마진이 하락하는 것이다.

꿈쩍않는 유류세도 또 다른 원인이다. 정부는 국내 석유제품 완전 자유화, 경쟁을 통한 시장가격 안정을 위한 진입규제, 수출입규제, 유통경로 규제 등을 대폭 완화 폐지하는 등 각종 기름값 인하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작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 1870원(1리터) 중 유류세는 954.81원에 달했다. 전체 판매가의 51%가 세금인 셈이다. 그중 교통세가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수입부과금 16원, 관세 22.87원, 부가세 170.05원이다. 정부는 재정운영 정책 목표를 감안해 유류세를 당분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정유업계는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등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에너지원 형평성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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