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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90살 삼양사…김윤 회장의 젊은 경영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삼양그룹의 일부 직원들은 요즘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출근한다. 트레이닝복과 반바지, 라운드 티셔츠만 아니면 된다. “넥타이만 풀어도 살 것 같다”던 직원들은 운동화를 신고 일부러 먼 길을 홀홀 걸어서 출근하기도 한다.

청바지 출근은 삼양그룹 김윤 회장이 시도한 ‘열린 경영’의 일환이다. 올 초 젊은 과장급 이하 사원 10명으로 구성된 ‘C&C 보드’에서 이 같은 건의를 하자, 김 회장이 받아들여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그룹 본사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청바지 출근에 대한 임직원들의 호응이 높아 영업 및 홍보직종의 일부 사원들을 제외하고 전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의 김 회장은 회사 경영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 등 기존 과점 시장을 벗어나 소비재 중심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로 성장해 온 회사는 유이, 김남주 등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연령대별 여성소비층에 파고들었다. 다이어트 식품 비디랩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4% 증가하며 서서히 성장세를 타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 매장도 공격적으로 늘렸다. 2012년 말 18개였던 매장은 지난해 말 26개로 44% 급증했다. 전분당을 만들던 삼양제넥스는 지난 10일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을 판매하는 매장 ‘어바웃미’ 3호점을 서울 명동에 열었다.

기존 화학사업은 고부가가치의 첨단소재 사업으로 범위를 넓혀간다. 김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올해는 친환경 플라스틱, 정보전자 소재와 이온교환수지 등으로 화학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수수씨 등 식물에서 추출한 화학물로 친환경 소재를 만들어 환경기준이 강화되는 EU 등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임직원들의 근무환경도 직접 챙기고 있다.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해 인재와 소통,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김 회장이 평소 지론이다. 김 회장은 2004년 회장직에 취임한 이후 신입사원 면접에 매년 참석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먹거리에도 신경을 써 아침과 점심은 물론, 지난해부터 저녁까지 무료로 준다. 유기농 과일과 야채로 샐러드 바를 채우고 한식과 양식, 중식 코스를 제공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입사가 확정되자마자 수여하는 자기개발비 300만원, 매월 10만원씩 지원되는 멘토링 제도, 입사 2년차에 떠나는 해외연수 등 복지제도도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삼양라면으로 유명한 식품회사와 혼동될 정도로 대중에 덜 알려진 삼양그룹은 그래서 유독 젊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 삼양그룹의 입사경쟁률은 270대 1. 소비재 중심의 대기업들보다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전역장교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삼양그룹 관계자는 “올해도 비슷한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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