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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글동글 귀여운 부처님…탑골미술관 ‘불화, 전통으로 피어나다’ 전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불화(佛畵)란 사찰전각에 걸린 각종 탱화, 부처의 일대기, 설법장면, 경전 내용, 사찰의 전설 등 불교 교리와 의미를 그려놓은 그림을 통칭해서 가리킨다. 종교적 색채가 강하기에 ‘소수의 취향’으로 분류되기 쉽지만 넓게 본다면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약 1800년 전부터 이어져온 우리 고유의 미술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불화. 현대의 불화는 어떤 모습일까. 종로구 경운동 탑골미술관(관장 희유)는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 21일까지 ‘불화(佛畵), 전통으로 피어나다’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8호인 임석환 선생과 그 제자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사찰에서 흔히 봤던 어렵고 무거운 느낌의 탱화라기 보다는 산뜻하고 가벼우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이다. 근엄한 부처는 동그란 얼굴에 인자한 미소를 머금었고, 입은 옷은 봄바람에 날릴듯 부드럽게 표현됐다. 전통의 양식을 따르면서도 어렵다거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세상에 지친 현대인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미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 진다.

[사진제공=탑골미술관]

전시의 중심인 임석환 선생은 고(故)혜각스님으로부터 단청을, 고(故)혜암스님으로부터는 불화를 사사했다. 2005년 무형문화재 단청장으로 지정받았으나, 그 내용과 기법의 단청과는 달라 2006년 불화장(불교 교리를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하는 탱화를 제작하는 장인)으로 분리 지정됐다. 그의 작품은 선에서 선으로 이어지고, 면으로 채워 또 선으로 마무리해 섬세하고도 화려하며 장엄하다.

불화는 스승으로부터 받은 초(草)를 바탕으로 시작한다. 한지에 목탄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먹으로 선을 입히는 습화(習畵)를 수천장 그리며 스승의 초를 따라 그린다. 이번 전시에는 임석환 선생의 스승인 고(故)혜암스님께서 1920년대 처음 기초 과정을 공부하시면서 그렸던 습화와 그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초가 함께 전시된다. 이 습화와 초는 전시로는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

관장인 희유스님은 “불화를 그린다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과 혼을 담으려는 고집과 그 시대를 통찰하고 표현하는 혜안을 필요로 한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초와 스승의 습화를 바탕으로 그 전통이 계승되어온 현장을 많은 분들과 함께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4월 8일부터 13일까지 임석환 선생과 그 제자들이 불화 그리는 장면을 직접 시연하고, 9일부터 20일까지는 다양하고 화려한 전통문양을 부채에 직접 그려보거나 자신의 띠에 맞는 십이지신을 액자에 그려볼 수 있는 체험도 진행된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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