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부경찰서는 회장 사모님이 운영하는 펀드라고 속여 수억대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전직 보험설계사 A(43ㆍ여) 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07년 9월부터 1년여간 직장 동료의 지인 등 3명에게 “회장님 사모님들이 운영하는 펀드다. 재벌들이 돈 관리하는 쪽으로 연관돼 있다”며 투자를 권유해 이들로부터 20여차례에 걸쳐 4억4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유명 사립대를 졸업한 고액 연봉자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정해진 인원만 투자할 수 있는 수백억원 상당의 펀드가 있다”며 피해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투자 명목으로 받은 돈을 다른 피해자에게 수익금으로 돌려주는 등 이른바 ‘돌려막기’를 계속하다 피해 액수가 커지자 결국 지난 2008년 10월께 잠적했다. 한편 A 씨는 한끼 당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하고 월세 150만원짜리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월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 지인들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분석해 A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2명의 피해자는 사실상 돈을 받는 것을 포기했지만 1명이 형사고발을 해 결국 피의자를 붙잡았다”며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