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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서편제, 동호 비중 늘고 恨의 정서는 줄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내면에 한(恨)을 키워 큰 소리꾼으로 만들기 위해 아버지 유봉은 일부러 딸 송화의 눈을 멀게 한다. 소리가 싫어 떠난 유봉의 의붓아들 동호는 훗날 송화를 애타게 찾아 헤매지만 송화는 짐이 되기 싫어 자취를 감춘다. 평생을 서로 그리워했던 송화와 동호가 마침내 마주 서고, 동호의 북 장단에 맞춰 눈먼 송화가 판소리 ‘심청가’를 부른다.

뮤지컬 ‘서편제’ 중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했던 재미교포 2세 마이클 리(동호 분)가 북을 치고 소리꾼 이자람(송화 분)이 판소리를 하는 장면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영상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구성진 판소리 가락은 서정적이다.

하지만 유봉과 송화보다 동호의 비중이 커 전체적으로 한의 정서가 약해진 느낌이 든다. 동호는 자신이 좋아하는 록음악을 찾아나서고, 이 과정에서 방황하다 감옥에 가기도 한다. 동호의 넘버도 ‘얼라이브(Alive)’ ‘마이 라이프 이즈 곤(My life is gone)’ 등 이전 공연에 비해 두 개나 늘었다.

이지나 연출은 미디어콜에서 “우리 고유문화와 다른 문화의 상생을 통해 미래를 제시하려고 했다”며 “동호의 비중을 늘려 유봉-송화-동호의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오넬컴퍼니]

이번 삼연이 시작되고 초반 공연에서는 극이 끝날 무렵, 송화가 ‘소리수련’을 통해 한맺힌 감정을 끌어올린 직후 동호가 강력한 비트의 ‘얼라이브’를 부른 데다 곧장 송화의 애절한 ‘심청가’가 이어져 감정 몰입을 방해했다. 동호가 추구하는 소리인 ‘얼라이브’는 최근 공연에서는 1막으로 옮겨졌다.
동호역에 트리플캐스팅된 마이클 리는 연기력과 가창력이 뛰어나지만 한국어 대사 처리가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막을 올린 뮤지컬 ‘서편제’는 오는 5월 11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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