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넘어 계열사간 시너지
아워홈 ‘푸드 엠파이어’
쇼핑몰 푸드코트서 맹활약
SPC 사옥서 테스트마켓 운영
개발 히트메뉴 계열사서 판매
불황의 시대, 홀로서기는 어렵다. 자사의 브랜드들로 세계(CJ푸드빌 ‘푸드월드’)를 이루거나 제국(아워홈 ‘푸드 엠파이어’)을 건설하려는 식품업체들은 일찌감치 군집(群集)형 출점 방식으로 선회해 ‘뭉쳐야 산다’는 교훈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역할이나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군집형 출점을 고집한 업체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브랜드 간 협업으로 ‘크로스오버’형 브랜드 탄생=CJ푸드빌은 2011년 서울 중구 쌍림동에 CJ푸드월드를 선보였다. CJ푸드월드는 CJ제일제당, 푸드빌, 프레시웨이, GLS 등 계열사들이 모인 사옥의 로비와 지하공간을 활용해 CJ의 브랜드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형태다.
CJ는 ‘빕스’ ‘비비고’ 등 기존 브랜드들을 선보인 것을 넘어서, 브랜드 간 협업이 어디까지 전개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공간으로 푸드월드를 활용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에 더해, CJ 내 각종 브랜드의 변주를 보는 재미 덕분인지 푸드월드는 출범 1년 반 만에 포항점, 여의도점 등으로 출점을 늘렸고 최근 중국 베이징에도 첫 매장을 냈다. 올 상반기에는 톈안먼(天安門) 인근 첸먼 거리에 베이징 2호점을 낼 예정이다.
CJ푸드빌이 서울 중구 쌍림동에 운영 중인 CJ푸드월드 모습. 이 회사는 CJ제일제당, 푸드빌, 프레시웨이, GLS 등 계열사들이 모인 사옥의 로비와 지하공간을 활용해 CJ의 브랜드들을 한자리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CJ푸드빌] |
CJ는 최근 브랜드 간 협업의 범위를 늘려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식품에도 CJ푸드빌의 브랜드를 입히고 있다. 빕스에서 검증된 노하우를 이용한 스테이크 간편식이나 샐러드 드레싱, 제일제면소 이름을 단 면류 간편식 등이 지난해부터 판매되고 있다. 푸드월드가 이 같은 크로스오버(장르를 넘나드는 것) 형 브랜드의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됐던 셈이다.
▶아이디어 확인하는 ‘테스트마켓’ 덕에 연이은 히트 상품=서울 한남동에 있는 SPC 사옥은 1층과 2층을 플래그십스토어 형 베이커리와 레스토랑으로 활용하고 있다. 1층에는 패션5가, 2층에는 라뜰리에가 자리 잡고, 실험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봄부터는 고급 티 살롱인 팔러도 첫선을 보였다.
패션5는 최고급 원재료와 응집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빵과 케이크, 구움과자류, 초콜릿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파티셰들이 창의력을 집중시키다 보니 맛이나 디자인 등이 독특한 제품들도 다수 만날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슈가 크래프트(설탕 공예)를 활용한 케이크도 패션5 진열대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제품은 파리크라상 등 고급 베이커리 매장을 거쳐 파리바게뜨 등으로 판매처를 늘린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히트 상품들이 푸딩과 바움쿠헨, 마카롱 등이다. SPC 관계자는 “패션5에 대한 입점 제의도 많았지만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패션5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쇼핑몰 맞춤형 푸드코트로 브랜드 인지도 쑥쑥=아워홈의 ‘푸드 엠파이어’는 쇼핑몰 맞춤형 푸드코트다. ‘버거헌터’ ‘사보텐’ 등 아워홈의 캐주얼한 외식 브랜드들에 전통적인 푸드코트 인기 메뉴들을 모아놓은 공간이다. 푸드 엠파이어는 타임스퀘어나 IFC몰 등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많이 모이는 쇼핑몰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양한 메뉴를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메뉴를 놓고 고민할 필요가 없고, 일부 매장에는 놀이방 등 편의시설도 들어가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군집형 매장이다 보니 사람들이 모이면서 개별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것도 아워홈 입장에서는 장점이다. 아워홈 측은 “향후 복합쇼핑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자연히 다양한 브랜드를 관리할 수 있는 푸드코트 매장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