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 차익실현 매물과 올 1분기 영업이익 둔화 우려로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오전 9시1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12% 내린 150만 3000원을 기록 중이다. 한때 149만8000원까지 하락, 15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 2일 157만 6000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3일부터 하락반전해 이후 나흘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개장전 발표된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사상최대인 8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84% 증가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추정치)인 8조6000억을 소폭 뛰어 넘는 수준이다.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39% 늘어난 56조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 따지면 매출은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해 201조5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9조 1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확정 실적이 나왔을 때 사상 첫 200ㆍ30 클럽(매출 200조, 영업이익 30조)에 가입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같은 실적 기대감이 선반영된 지난 2일 157만 6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이날까지 4거래일째 조정을 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지난 7일 4거래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선데 이어 이날도 장초반 매도우위를 지속하는 등 실적발표를 전후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추정실적 발표를 전후해 선제적인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한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12분기) 동안 실적 잠정치가 발표된 직후 5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항상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고 진단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7~8% 늘면서 휴대폰부문 이익이 증가했고, 반도체 물량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컨센서스가 8조6000억원 정도였는데 이를 소폭 상회하면서 최대실적을 경신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1분기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에도 4분기 수준의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 예상치를 충족시킨 수준”이라며 “주가 급반등을 보이기에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갤럭시노트2가 많이 팔린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도 양호했다”며 “애플과의 소송금 관련한 충당금은 아직 판결이 안 난 만큼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프라이즈’를 기대해볼 수도 있었는데 다소 아쉬운 측면도 있다”며 “마케팅비용이 많이 잡힌 영향으로 보이지지만 4분기 비용이 많이 잡히는 경향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 호조에 따라 주가는 우상향을 타겠지만 가파른 반등은 없을 것”이라며 “올 1분기에는 애플과의 소송 판결 여부에 따라 충당금 부담이 있으며 갤럭시S4 출시에 따라 올해 2분기 실적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전망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환율변화에도 불구, 펀더멘탈이 유지되면서 올 1분기까지 실적개선세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전망했다. 문제는 원화강세 등의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소폭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 팀장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8.5%증가가 기대되나, 전분기대비 5.7% 소폭 감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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