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한 국내 펀드시장에서 한 개의 펀드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한 펀드가 없다. 첫해에 반짝 수익률로 인기를 모았던 펀드들은 대개 3년을 넘지 못하고 ‘애물단지’ 펀드로 전락했다.
그러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 10년투자 퇴직연금(채권혼합) 펀드’는 2007년 6월 14일 처음 설정된 이후 75.61%의 꾸준한 수익률 기록하며 1년(11.86%), 3년(33.93%), 5년(64.05%) 등 구간 수익률 1위의 위엄을 달성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동영 밸류자산운용 펀드매니저(40)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4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운용부문에서 밸류자산운용의 고유한 운용철학인 가치투자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며 “가치투자와 함께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한 ‘잃지 않는 투자’ 전략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장기복리수익률의 극대화’와 ‘안정성과 수익달성의 균형추구’를 이룰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시장전망보다는 가치투자(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실적ㆍ내재가치)에 기반한 개별기업에 중점을 두는 바텀-업(bottom-up) 접근방식을 추구했다”며 “리스크관리 측면에서는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른 분산보다는 정밀한 리서치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높은 성과를 올렸던 삼성전자와 음식료업종 주식들이 이같은 투자전략에서 나왔다. 김 매니저는 20011년 7월 꾸준한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70만원대에서 맴돌던 삼성전자를 적극 매입했다. 또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이후 안전한 먹을거리가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 하에 음식료업중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의 분석은 정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가가 급등하며 150만원대로 올라섰고 음식료업종은 일본 중국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가가 폭등했다.
김 매니저는 “퇴직연금은 직장을 다니는 동안 꾸준히 적립한 후 은퇴 이후 수령하는 초장기투자 상품”이라며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퇴직연금상품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입사원과 은퇴를 앞둔 직장인의 투자 방식은 달라야 한다”며 “신입사원의 경우 시세차익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실적배당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이 가진다면 은퇴를 앞둔 직장인은 리스크를 줄이며 확정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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