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용 환경이 척박해지면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의지마저 사라진 인구가 취업 여건이 열악했던 2008년때보다 더 많아진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구직을 단념한 인구는 월평균 19만5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11월의 월 평균 11만6000명과 비교해보면 1.7배 수준이다. 월 평균 7만9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구직 단념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은 6만9000명에서 11만6000명으로 여성은 4만7000명에서 7만9000명으로 각각 68%씩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률은 2% 후반대로, 이같은 수치는 완전고용 수준이기 때문에 체감 실업 실태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구직단념자 등 취업 의사가 있었지만 미고용 상태에 접어든 비경제활동 인구가 실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 반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11월 기준으로 구직단념자(19만3000명)를 경제활동인구에 포함시켜 실업률을 재산출해보면 2.8%에서 3.5%로 0.7%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단념자 수치는 일자리를 찾다 찾다 끝내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로 개인 조건을 넘어 노동시장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나타내주기 때문에 중요한 지표로 분류된다”며 “이는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정부는 사실상 실업자의 상태를 반영하는 보조지표 개발을 서둘러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청년 고용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적 이유로 일자리를 찾지 않는 사람 중 지난 1년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을 가리킨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다른 선진국에선 구직단념자도 여기에 포함시켜 발표하는 조사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실업자로 불린다.
또 조사로 집계되는 인구 절대수는 적지만, 고용여건에 대한 심리지수를 실질적으로 나타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져 현실에 가까운 실업 실태를 가늠하는 중요지표로 여겨진다.
한편 11월 전체 취업자 증가 규모는 35만명에 그쳐 14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었고, 20대 취업자는 7개월 연속 줄었다. 정부는 향후에도 전반적인 고용 증가세는 지속하나 취업자 증가폭은 점차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높은 수준의 취업자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연말 취업자 증가폭은 30만명, 연간 취업자 증가 규모는 약 44만명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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