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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테마주 군단의 몰락…개미는 수렁 속으로
[헤럴드경제=박세환ㆍ이지웅 기자] 이미 빤히 보이는 결말이었다. 마치 불을 향해 돌진하는 불나방처럼 대선테마주들이 마지막 최후를 맞는 모습이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거래일수로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급등세를 연출했던 ‘대선 테마주’들이 폭락세로 돌아서면서 ‘개미’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일부 대선 테마주는 90% 가까이 폭락, ‘깡통계좌’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음에도 그 피해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어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안철수 테마주 하락율, 가장 커=13일 헤럴드경제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작년 6월 이후 주요 대선 테마주 27개 종목을 선별해 주가등락율을 분석한 결과, 이들 종목은 최고가 대비 평균 68.6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종목 대부분이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을 때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중도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 테마주(9종목)의 평균 주가하락율이 -77.32%로 가장 컸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테마주(9종목)의 평균 하락율은 -69.26%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테마주(9종목)는 -59.46%를 기록했다.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종목은 최고가 대비 88.91% 하락한 안 전 후보의 테마주 써니전자였다. 이어 ▷미래산업 -85.83% ▷위노바 -79.85% ▷오픈베이스 -78.10% ▷안랩(-75.92%) ▷바른손 -75.51% 등의 순으로 많이 떨어졌다.

이처럼 주가하락율이 큰 이유는 이들 테마주가 인맥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규선 대우증권 스몰캡팀장은 “인물의 등장ㆍ퇴장ㆍ지지율 추세 등 변동성이 큰 요인에 따라 주가가 더 많이 출렁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물 관련 테마주 외에도, 경제민주화와 노인복지, 일자리, 신공항, 물류, 대륙철도, 새만금 등 대선주자들의 공약과 정책발표 때마다 급조된 테마주들이 뭉쳤다 흩어지면서 시장을 수시로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대선 테마주 최대 피해자는 ‘개미’=문제는 테마주로 인한 피해가 ‘개미’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6월 이후 올해 5월까지 대선 테마주로 분류됐던 대표적인 35개 종목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거래에 참여한 계좌 중 195만개 계좌에서 1조549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손실 대부분(99.9%)이 개인투자자 계좌에서 나왔다. 한 개인투자자는 무려 2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근거 없이 오른 대선 테마주의 주가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2007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4대강 테마주 가운데 하나였던 이화공영의 경우, 대선 경쟁이 본격화됐던 7월부터 새 정부 출범 시점인 2008년 2월까지 10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다 다시 2000원대로 주저앉았고, 현재 17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한 번에 회사가 바뀔 수 있다는 허황된 심리적인 테마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여기에 수급까지 덩달아 늘어나는 매커니즘이 계속된다면 대선 테마주 현상은 또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선 테마주 투자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고, 금융 당국의 분명한 대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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