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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밥이 사랑이다...
뮤지컬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심야식당’…이웃과의 나눔 · 인생의 희로애락 통해 관객에게 힐링메시지 전달
가을이 가고 어느덧 영하의 온도가 얼굴을 감싸고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요즘, 따뜻한 아랫목과 조그만 스토브가 그리운 관객에게 따뜻한 힐링 메시지로 가슴을 메워줄 뮤지컬 두 작품이 12월을 기다리고 있다.

일찍 찾아온 겨울을 맞아 칭칭 감은 목도리마냥 따뜻함을 유지해줄 뮤지컬 소재는 연인과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이웃과의 나눔, 이해, 따뜻한 감성이다. 뮤지컬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밥퍼)’은 600만개 밥그릇의 기적을, ‘심야식당’은 출출함을 달랠 ‘고양이밥’의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뮤지컬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밥퍼가 꿈퍼 되는 그날까지…=‘밥퍼’ 목사 최일도의 삶을 그린 동명의 책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1988년부터 청량리역 앞에서 노숙인에게 600만 그릇의 기적을 행한 그의 인생 스토리가 오랜 설득 끝에 다른 장르가 아닌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것이 더 흥미롭다.

 
추워진 날씨만큼 따뜻한 사연, 희망의 메시지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계절, 뮤지컬‘ 밥퍼’와‘ 심야식당’은 12월의 객석에 음식이란 매개체를 통해 가슴의 손난로만큼 따뜻한 이 시대의 순수한 감성을 전하는 작품이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컴퍼니다]

이장호 감독 등 오래전부터 영화화를 제의한 사람이 여러 명이었지만 평생 봉사한 이후라면 몰라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부끄러워 하지 못하겠다는 최 목사. 하지만 그는 “17년 전 자신의 책을 읽은 사람들은 30~40대가 되어 가난과 배고픈 이웃, 억눌리고 고통받고 소외된 이웃을 기억하지만 요즘 청소년은 가난을 추상적으로만 안다”며 “청소년에게 소외된 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한숨과 눈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꿈을 주고 싶어 뮤지컬 제작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밥퍼’에는 그의 나눔 이야기도 있지만 자살 직전 이뤄지는 그의 아내 로즈 수녀와의 사랑이야기, 고인이 된 가수 김현식과의 에피소드도 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도 극으로 표현된다. 1993년 현실이 너무 힘들어 청량리역에서 도망친 최 목사는 춘천 가는 열차를 타려다 중앙선을 잘못 타고 무임승차로 걸려 용문역에서 내렸다. 그는 운명처럼 용문사에서 한 노인을 만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것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최 목사는 “청량리에 밥퍼주는 목사 찾아가 새 삶을 살라는 이야기를 했던 약초 캐던 할아버지의 말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감동적인 순간은 노래로도 전달된다. 최일도가 아내에게 사랑을 전하는 장면은 김현식의 곡 ‘사랑 사랑 사랑’이, 사랑 때문에 좌절한 장면에서는 ‘내사랑 내곁에’가 흘러나온다.


“이 시대 많은 현대인이 ‘큰 것이 성공(Big Is Success)’이라고 하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란 체험적 진리가 공유됐으면 한다”는 최 목사의 바람은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으로 전해질 예정이다.

버너, 냄비, 라면 하나로 기적을 이룬 빈자의 아버지 최 목사의 이야기는 다음달 18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보고 있으면 야식이 그리워지는 뮤지컬 ‘심야식당’=사람들이 귀가를 서두를 무렵 시작되는 그의 하루.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영업하는 ‘심야식당’에는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꽤 많은 손님이 이곳을 찾는다.

메뉴는 단 세 가지지만 이곳의 주인 마스터는 손님이 원하는 것이면 가능한 한 만들어준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손님은 심야식당을 찾고 그들이 주문하는 음식에는 추억과 애환,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10여명의 손님이 들어서면 가득찬 공간, 조그만 공간에서 술 한 잔 기울이며 나누는 그들의 인생 이야기는 가까운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일본의 아베 야로의 원작 만화 ‘심야식당’은 그 인기가 드라마로 이어졌고, 국내에선 뮤지컬로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특이할 만한 점. 원작의 강한 인상을 가졌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야쿠자 켄자키 류와 문어 소시지, 비운의 엔카 가수 치도리 미유키의 고양이 밥, 오차즈케(녹차밥) 시스터즈의 녹차밥 등 여러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송영창과 박지일이 눈 주위 짙은 칼자국에도 손님의 사연을 모두 듣는 ‘심야식당’의 주인장 마스터 역할을 맡았고, 신주쿠의 스트리퍼 마릴린은 박혜나가 혼자 캐스팅됐다. 게이바를 운영하는 단골 코스즈는 김늘메와 임기홍, 야쿠자 켄자키 류는 정의욱, 엔카 가수 치도리 미유키는 백은혜와 한채윤이 연기한다.

지난 1월 두산 아트랩 지원작으로 선정돼 워크숍 공연을 마쳤고, ‘김종욱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에 참여한 김혜성 작곡가가 작품에 어울릴 28개 곡을 작곡했다. 기나긴 겨울밤 야식이 그리워지는 때. 물에 말아먹는 밥마저 맛있게 보이게 만들 뮤지컬 ‘심야식당’은 다음달 11일부터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점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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