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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 몰래한 투 잡 알바의 희극적 결말
유럽 코미디를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방언으로 듣는다면 어떨까.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은 18세기 이탈리아의 희극 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작품을 우리 무대로 옮겨 온 코미디다.

다음달 1일 부터 30일 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한꺼번에 두 주인을’은 베아트리체와 플로린도의 하인이 된 트루팔디노의 이야기.

죽은 줄만 알았던 옛 약혼자 페데리고가 살아 돌아오며 클라리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 실비오와의 결혼이 힘들어졌다. 하지만 페데리고는 실제로 그의 여동생 베아트리체가 변장해 자신의 구혼자 플로린도를 찾아 베니스에 온 것. 베아트리체의 하인 트루팔디노는 돈에 대한 욕심으로 플로린도의 하인이 되기로 하고 한꺼번에 두 주인을 섬기게 된다. 하인 트루팔디노에게 서로 다른 주인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베아트리체와 플로린도, 각 등장인물은 웃지 못할 상황들을 개그로 승화시킨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요즘세대를 보는 듯, 몰래한 투 잡 알바와 배금주의의 끝은 그의 정체가 밝혀지는 희극적 결말이다.

                                                                                                          [자료제공=명동예술극장]

카를로 골도니는 배우들이 즉흥연기를 하는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가 아닌 짜여진 대사로 극을 진행하는 형식을 추구한 작가. 이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 홀(Lee Hall)이 각색한 버전을 연극 ‘갈매기’, ‘레드’, ‘벚꽃동산’의 오경택 연출이 다시 한국적인 시대와 배경에 맞는 작품으로 연출한다.

당시의 대중성 짙은 18세기 마당극 같은 코메디아 델라르테가 다루던 질투, 탐욕, 일상 속의 폭력, 다양한 인간의 모순과 위선은 지금도 여전하다. ‘한꺼번에 두 주인을’은 오늘에 이어진 인간의 모순을 재밌게 풍자한 연극이다.

오경택 연출은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전통을 기반으로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동시대적 희극성을 만드는 것”을 콘셉트로 “춤과 노래, 라이브연주를 이용해서 현장성, 연극성 등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 연출은 만화책을 오려내 만든 듯한 무대와 의상을 구현하고 등장인물의 출신지에 따라 다양한 지역의 방언을 사용한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형식도 채용하고자 했다. 트루팔디노는 충청도 방언을, 스메랄디나는 전라도, 베아트리체는 경상도 방언을 사용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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