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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유목적 책읽기, 베껴쓰기, 밑줄치기... 그의 독서법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독서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세속적 초월이다.”

세계 문학비평의 거목, 헤럴드 볼룸은 가장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책을 읽어낸 이로 꼽을 만하다. 그는 우리가 지혜를 구할 곳, 역시 책이라고 했다. 많은 유명 인사들이 ‘독서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의례적 수사가 아니다.

굳은 신념의 소유자로 통하는 이석연 변호사 역시 최근 펴낸 ‘책, 인생을 사로잡다’(까만양)에서 “지금 나를 만든 건 8할이 독서였다”고 말한다. ‘헌법 등대지기’라고 불릴 정도로 원칙적이고, 헌법관련 저술로 일관해 온 그가 독서에 관한 책을 펴낸 게 흥미롭다.

그의 독서 편력은 10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졸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그가 선택한 건 책읽기였다. 절에 들어가 꼬박 20개월 동안 300권의 책을 읽어냈을 만큼 그의 독서 입문은 화려했다. 세계문학과 동서양고전, 철학, 역사서, 전기물 등을 섭렵하며 그는 특히 사마천의 ‘사기’에 푹 빠졌다.지금도 책상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여기저기 들춰 보는 책이다. 책상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이는 법이다. 

‘책, 인생을 ~’은 그의 독서 방법과 그동안 곁을 지켜 온 책,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삶의 교훈과 감동을 주는 15권의 책을 하나하나 들려준다.

저자는 책 읽는 방법은 저마다 다를 수 있음을 전제한 뒤, 자신의 독서법으로 유목민 스타일을 소개한다. 한 마디로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거다. 그것도 건너뛰며 읽고, 밑줄 치고, 베껴 쓰고, 좋은 문장을 외우고 독서 메모와 일기를 작성하는 등 얼핏보면 어수선하다. 그는 이런 독서법이 인식의 범위를 확산시키는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고 말한다. 특히 여러권의 책을 병렬적으로 읽는 유목적인 독서방식은 통독해야 할 책과 거듭 읽어야 할 책에 대한 선별력을 키워준다. 그는 거듭 읽는 재독이야 말로 독서의 진정한 맛이라고 말한다.

남다른 독서법의 다른 하나는 좋아하는 글을 베껴쓰기다. 그냥 한 번 베껴쓰는 데 그치지 않고 두 번째에 원문을 보지 않고 다시 쓰기다. 그 과정에서 사고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그만의 독법이다.

밑줄치기도 그가 추천하는 독서법. 그는 “책에 밑줄을 치거나 따옴표나 괄호 등 인용부호를 표시하면서 읽는데 그것은 내가 책과 연애를 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다”고 말한다. 각 밑줄 옆에 용도에 대한 짧은 메모를 곁들이거나 키워드를 남겨 놓는 게 그의 독특한 버릇이다.

그의 독서론은 독서여행을 위한 독서지도 만들기, 독서모임, 책 저술로까지 이어지며 넓고 깊어진다.

연애하듯 책을 읽는 그의 책상 옆을 늘 지키는 10권의 책도 눈길을 줄 만하다. 그의 손때가 묻은 책 중 하나는 사마천의 ‘사기’. 그는 사기 전편에 사마천의 인간의 대한 고뇌가 묻어있다며, 삶의 역경과 선택의 순간에 늘 사마천을 생각하고 배우려 한다고 말한다. 대여섯 번 읽었지만 숙제처럼 남겨졌던 괴테의 ’파우스트’에 최근 깨달은 독법은 아무 페이지나 무심히 읽기다. ‘낭만적인 고고학 산책’, ‘손자병법’, 조지훈의 ‘지조론’,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노자 도덕경’, ‘징비록’, ‘동방견문록’ 등도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다.

지혜와 감동을 준 15권의 책도 넘겨 볼 만하다. 호방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열하일기’,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 ‘권력의 조건’, ‘백성 편에서 쓴 조선왕조실록’, ‘알렉산드로스’, ‘솔로몬 탈무드’ 등이다. 그는 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다.

책 읽기에서 건진 좋은 글귀들, 독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팁 등 정보가 쏠쏠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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