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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번의 도전끝에 온 아이다…노래는 가슴이 시키는대로”
뮤지컬 ‘아이다’ 주연 소냐
소냐<사진>에겐 혼혈이란 단어와 어린 시절 과거가 늘 함께했었다. 현재보다 과거가 더 주목받았던 때가 있었고, 그 과거를 뛰어넘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이 바로 뮤지컬이었다.

올해도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삼총사’ ‘잭더리퍼’에 출연했고 최근엔 ‘아이다’의 주인공 아이다 역으로 한창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이어지는 작품에 어느 해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을 그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검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만난 소냐는 연습 때문에 식사도 허둥지둥 해야 했지만 언제나 밝은 표정의 쾌활한 모습이었고, 푸른 하늘처럼 맑은 눈에서는 아직도 끊임없이 에너지를 쏟아내는 듯했다.

“여태까지 제가 한 작품 중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어요.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하는데 그 시간도 모자라요.”

그가 연기하는 아이다는 아프리카 누비아의 공주. 흑인 아버지가 준 감성은 작품 연습에 도움이 될까. 소냐에게 연출가 키스 배튼은 “반쪽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걸 다 끄집어내 보여줘라”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아이다는 자신과 다른 역경을 살아온 인물. 그는 “그동안의 작품들이 밑바닥 인생의 아픔들을 표현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더 큰 걸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의 아픔과는 다른 백성의 슬픔을 안아줘야 하는 공주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아이다와 왠지 모르게 닮아 있다. 소냐가 확신이 없을 때도 연출가 배튼은 “지금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믿어라”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소냐는 “무엇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노래 부를 때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해요”라고 했다.

사실 그에게 있어 ‘아이다’는 특별한 작품이다. 여러 번 좌절을 경험하게 했지만 그 경험이 오기가 되어 3번 만에야 인연이 닿았다. 초연 땐 오디션을 놓쳤고 2010년엔 오디션에서 미끄러졌다.

“‘아이다’ 말고도 떨어진 작품들은 꽤 있어요. 하지만 떨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떨어지면 약한 것을 알게 되고 다음에 할 땐 더 잘해야지 이런 마음이 생기죠.”

소냐는 무엇 때문에 ‘아이다’에 3번이나 도전한 걸까.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아이다’를 초연한 헤더 헤들리의 목소리가 충격이었다”며 “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것이 가슴을 건드리는 뭔가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제가 해야 하는 운명이었나 봐요”라며 웃었다.

30년 뒤에도 오랜 동안 무대에 서 있기를 희망하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공연 전 온 손이 땀으로 범벅되고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드나들지만 조명이 주는 따스함이 있어요. 무대 위의 조명이 다른 조명과 다르진 않을 텐데 한발 밝은 쪽에 발을 딛는 순간 긴장이 사라져요.”

이제 소냐는 자신의 과거와 아픔을 표현하기보다는 뮤지컬 ‘아이다’를 통해 다른 이들의 아픔을 안아줘야 하는 공주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의 ‘아이다’는 다음 달 2일부터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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