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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는 이상향의 세계
천재음악가 모차르트가 남긴 곡들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음악은 20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고 공연된다.

6살 때부터 연주여행을 다녔던 모차르트. 36살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626개의 작품을 남기며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지만, 그 중에서도 주목받는 건 오페라다. 수많은 작품 중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모차르트에게서 오페라를 빼놓고는 그의 음악을 이야기할 수 없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의 오페라 작품 3편을 가지고 의미있는 도전을 시도했다.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 간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와 ‘코지 판 투테’, ‘마술피리’를 하루에 한 작품씩 세 작품을 번갈아가면서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지금껏 세 작품을 한 단체가 집중적으로 공연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기회에 기술적으로나 연출적으로 가능한지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7월 서울시오페라단장으로 임명장을 받은 그가 이같은 프로젝트를 스탭들과 함께 의욕적으로 추진한 이유는 이같은 형식의 공연을 통해 레퍼토리 시즌제를 현실화하고 비용절감도 시도해보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 한 무대에 작품 3개를 올리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며 캐스팅, 연습, 무대 기술 등 여러 난관들이 눈에 보였지만 실력있는 성악가들의 두터운 층과 주변 단체들의 협조, 영상기술 등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세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모차르트가 말하는 사랑이야기’다. 작품별로 각각 4회씩 총 12회 공연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관객이 즐기기 쉬운 당시로서는 대중적인 코믹한 부파 오페라(Opera Buffa)로 꾸며졌다.


▶유쾌한 바람둥이의 사랑, ‘돈 조반니’=스페인의 바람둥이 돈 후안을 유쾌하게 그린 ‘돈 조반니’는 실은 희극이면서도 비극이다. 결국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메시지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결국 결말은 돈 후안의 죽음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의 하인 레포렐로가 돈 후안을 농락하며 주인의 실체를 폭로하는 부분들은 재밌게 꾸며졌다.

하인 레포렐로는 돈 후안이 무려 2000여 명의 여성을 유혹했다고 묘사하며 귀족 주인을 적대시하고 쾌락의 사나이 돈 조반니에게 당한 여성들은 그에게 복수하고 그는 지옥불에 떨어지는 벌을 받는다. “희극과 비극이 교차되며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 이건용 단장의 설명.

돈 조반니 역은 조현일과 차종훈, 레포렐로 역은 장철유와 전준한 등이 맡았다. 유쾌한 바람둥이 ‘돈 조반니’는 17일, 20일, 23일, 25일 만나볼 수 있다.


▶모차르트의 관능, 흥미로운 사랑이야기 ‘코지 판 투테’=18세기 후반 이탈리아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사랑과 여성의 정절을 두고 위험한 내기를 하는 세 젊은 남성의 이야기다. ‘코지 판 투테’는 ‘여자들은 다 그렇게 한다’는 의미. 무엇이 다 그렇다는 의미일까.

장교 굴리엘모와 페란도는 각자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와 약속한 사이. 친구인 철학자 돈 알폰소는 굴리엘모와 페란도에게 24시간 이내에 그들의 약혼녀들이 다른 남자에게 넘어가면 돈을 받기로 하고 내기를 한다. 서로 약혼자를 바꿔 상대를 유혹하고 정절을 지키지 못한 약혼녀들 덕분에 승리는 돈 알폰소에게로 돌아가게 되지만 여자는 원래 다 그런다며 돈 알폰소는 원래 짝과 짝을 지어주며 ‘낙천’과 ‘행복’을 노래하며 피날레를 맞는다.

작품은 ‘누구나 다 실수할 수 있다’며 파트너에 대한 관용의 자세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건용 단장은 “현실에선 말이 안되는 설정이지만 심리묘사는 아주 리얼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18일, 21일, 24일, 25일 공연되는 ‘코지 판 투테’는 굴리엘모 역엔 송형빈, 최강지, 페르난도 역에 강동명, 이용희 등이 캐스팅됐다.


▶200년의 매진인기, 모차르트의 이상향 ‘마술피리’=이탈리아어로 진행되는 두 작품과 달리 ‘마술피리’는 당시 이탈리아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독일어 가사를 넣은 오페라다. 징슈필(Singspiel)이라고 불리는 이 독일어 노래극은 파파게노와 파파게나라는 조연급 남녀 주인공이 만담처럼 개그로 즐거움을 주는 오페라다.

밤의 여왕이 왕자 타미노에게 딸인 공주 파미나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여왕에게서 마술피리를 받은 타미노는 공주를 구하러 간다. 하지만 실상은 여왕이 악당이었고 왕자가 여왕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

모차르트가 가진 프리메이슨의 이상이 투영됐다고도 해석되는 이 작품은 민중의 세계와 귀족의 세계, 이것들을 초월한 신의 세계가 한데 모인 독특한 작품이다. ‘마술피리’에는 프리메이슨 단원들의 종교의식, 그들의 세계관이 구현돼 있다고도 한다.

마술피리라는 음악적인 요소가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조화를 이끌어낸다는 모차르트의 심오한 음악적 이상이 투영된 이 작품은 정치적인 해석도 시도되기도 했다.

“‘밤의 여왕’은 오페라 중의 오페라”라고 평가한 이건용 단장은 “1791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 직후 시민극장이 생기며 시민들을 위한 작품으로 제작됐다”며 “모차르트는 혁명의 이상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밤의여왕’의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는 오는 19일, 22일, 24일, 26일에 구민영, 윤성희 등의 목소리로 만날 수 있다.

▶모차르트 오페라 즐기기=“모차르트의 언어가 쉽고 편안하다”며 “활기와 매력이 넘치는 것이 모차르트의 음악”이라고 설명을 이어간 이건용 단장은 모차르트의 인간에 대한 관찰과 이해, 묘사가 그만의 표현으로 음악에 그대로 드러난 작품들이라고 했다.

시대별로 모차르트의 음악색을 비교해 가면서 감상해 보는 것도 작품을 재밌게 즐기는 한 방법이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한글 자막도 준비돼 있다.

중극장 규모에서 진행되는 만큼 오케스트라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갖출 것은 다 갖췄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서울시합창단이 협연하며 내년 연계공연도 이어질 예정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자료제공=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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