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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인간을 중시하라
不可不可-생각하기에 따라서 ‘不可! 不可!’라는 강력한 부정도 되고 반대로, 체념하여 받아들이는 ‘不可不 可!’도 되는 이 문구는 구한말 당시 한일합방 조약 문서에 조정 대신들이 개인적 견해로 가부(可否)를 적도록 했을 때, 내무대신이었던 김윤식이 자기 뜻이라고 알쏭달쏭하게 적어 넣어서 유명해진 글귀이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지자 ‘희망퇴직’이라는 방식으로 다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이 ‘희망퇴직’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회사가 어려워도 구조조정은 하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기업이 위기에 서면 수술할 것은 수술해야 한다. 다만 필자가 마음 아파하는 것은 희망퇴직에서 ‘희망의 주체가 누구냐’ 하는 것이다. 회사가 내보내면서도 본인이 원해서 나가는 것처럼 모양새를 갖추다 보니, 회사는 ‘당신이 원(희망)해서 나가는 거지 절대 우리가 내보내는 거 아니다’로 나 몰라라 하는데, 그러면 나가는 사람들이 겉으로는 ‘불가불 가!’라고 받아들이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불가! 불가!’를 외치게 된다. 


경영의 귀재로 알려진 리 아이아코가 회장이 크라이슬러를 맡아서 회생시킬 때 역시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는데 해직자를 일일이 만나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언뜻 보면 부질없는 짓 같지만 뒤를 든든히 해놓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승리 전략의 근본이다.

직장인들이여!! 회사의 이미지는 살아남은 다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잘려나간 소수의 평판에 의해서 그 실체가 드러나는 법이다. 모쪼록 지금 벌어지는 희망퇴직이 서로의 가슴 속에 ‘불가불 가!’로 받아들여지는 그런 아픔이 되길 바라며, 그렇게 할 때 구조조정은 비용 절감 이상의 것이 되어 불경기를 극복하는 진정한 힘이 될 것이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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