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등 입찰참여 증권사 희색
한국투자·우리투자 뒤늦게 가세
11월 물량확보 경쟁 가열될 듯
지난 11일 첫 발행된 국고채 30년물이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면서 증권사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소 비싼 가격에 물량을 대량으로 떠안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증권사들은 불과 하루이틀 만에 인수 물량 대부분을 팔아치우며 웃은 반면, ‘일단 지켜보자’며 느긋한 입장이었던 다른 증권사들은 주도권을 놓친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수 증권사 판매 호조에 好好=‘국고채 10년물 금리+3bp’로 비교적 비싼 가격에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참여해 9월 발행분(4000억원) 가운데 가장 많은 1200억원을 인수한 삼성증권은 지난 12일까지 9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장기 국고채에 대한 개인과 법인 고객의 관심이 커 이틀 만에 인수 물량 대부분이 판매됐다”면서 “이제 시작인 만큼 구체적인 수익 규모는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6bp’로 삼성증권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물량을 인수한 KDB대우증권, 동양증권, SK증권 등도 국고채 30년물의 흥행에 고무됐다.
KDB대우증권은 기관 400억원과 리테일 300억원 등 총 700억원을 팔았다. SK증권은 첫날 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려 배정물량을 모두 소화했으며, 동양증권도 리테일 30억원과 기관 780억원 등 810억원이 전량 매진됐다.
반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낮은 가격을 제시해 국고채 30년물을 확보하지 못한 증권사들은 비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고채 30년물의 첫날 흥행 소식을 접한 유상호 사장이 지난 12일 “국고채 30년물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참여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써내 인수단에 들어가지 못한 우리투자증권도 채권 브로커들을 통해 물량을 확보한 다른 증권사들로부터 채권을 인수해 리테일 중개 영업을 하고 있다.
국고채 전문 ‘프라이머리딜러(Primary Dealer)’ 자격이 없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미래에셋증권은 아직 중개 판매 계획은 없으며 향후 금리 움직임을 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1월부터 인수 경쟁 치열할듯=4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30년물 10월분은 오는 10월 9일 발행될 예정이다.
인수 금융기관은 9월과 같이 4개 증권사와 2개 은행(BNP파리바, 하나은행) 등 6개 금융기관으로 확정된 상태다.
11월부터는 인수단 구성 방식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되는 만큼, 국고채 30년물의 인기를 확인한 금융기관 등의 물량 확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국고채 30년물은 장기에 걸쳐 안정된 이자수익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투자 기관이나 절세를 노리는 거액 자산가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