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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선 D-100, 또 까막눈 선거 하자는 건가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체적인 본선 윤곽은 여전히 깜깜하다. 일찌감치 본선에 오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야권 후보 결정을 기다리며 민생 투어에 열중하지만 그저 ‘나홀로’일 뿐이다. 치열한 공약대결도 비전에 대한 호불호 비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는 상황이다. 결국 시간에 쫓겨 대결다운 대결보다는 안갯속 진흙탕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이미 부작용이 만만찮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뇌물과 여자 문제로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으로부터 불출마 협박을 받았다는 금태섭 변호사의 폭로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좋은 예다. 더 따져봐야겠지만 비정상적인 기선다툼에서 빚어진 부작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누가 봐도 협박을 받은 건지, 친구 사이 일상 통화인지 상식선에서 헷갈리는 것만은 분명하다. 동네 골목길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100일 전인데 대진표 하나 없는 대선은 2002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02년에는 노무현ㆍ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후보등록 직전인 11월 말에서야 이뤄졌다. 2009년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10월 중순 확정됐지만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가 마감시간까지 불발되면서 각자 출마로 이어졌다. 이 바람에 두 차례 대선은 제대로 된 정책대결보다는 상대 후보를 상처내고 물고 뜯는 소모적인 구태에 더 치중하는 결과를 되풀이하고 말았다.

이번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우선 민주통합당의 앞길이 매우 불투명하다. 현재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유력하나 최종후보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 스스로 안 교수와의 최종 결승을 노골적으로 원하는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안 교수의 출마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안 교수의 결단부터 촉구한다.

만일 출마 쪽이라면 검증을 두려워해선 결코 안 된다. 해명할 것은 떳떳이 해명하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분명히 사과하는 것이 뒤탈도 적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특히 지금껏 불거진 전세살이 논란과 재벌회장 구명운동, 포스코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과 스톡옵션 수령 등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 검증을 피할 셈으로 출마 선언을 늦추는 것이면 비겁한 처사다. 무엇보다 할 일이 산적한 민주당이 이번 안 교수 협박논란의 중심을 파고들어 국정조사 운운하는 것도 모양새가 사납다. 우선 대선 투명성부터 확보하는 데 전념하기 바란다. 세 번씩이나 까막눈 선거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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