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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주당, 진정 제 1야당이라 할 수 있나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전국 순회경선이 후반전에 돌입했지만 축제 분위기는커녕 내부 갈등만 증폭되는 상황이다. 선두인 문재인 후보와 비(非)문재인 후보 간에 패권주의니 패거리문화니 하는 감정적이고 원색적인 공방이 주를 이룬다. 비전이나 정치적 역량을 비교할 틈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경선 투표율도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한바탕 축제를 열겠다는 당초 취지는 무색해졌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투표 불공정성 논란이 불씨로 작용했고 그 핵심은 모바일 투표다. 첫 번째 경선인 제주부터 삐걱대더니 울산에선 반쪽 경선이 됐고, 인천 경선에선 난장판이 벌어졌다. 결국 경선잡음은 지도부 불신으로 확대재생산되면서 그 후유증 역시 만만찮아 보인다. 여기에 흥행실패 원인과 책임 규명까지 이어진다면 분란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될지 모른다. 이해찬-박지원 투톱 체제는 이미 흠집이 날 대로 나버렸다. 경선장에서 이 대표를 향해 빗발치는 야유와 쌍욕만으로도 상황은 쉽게 짐작된다. 박 원내대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엊그제는 김한길 최고위원 모친상가에서 박 원내대표가 김태랑 전 의원에게 봉변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정도면 경선 이후가 더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당 후보로서 미덥지 않다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단독으로 과연 정권을 되찾을지 의구심이 커질수록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바라보는 심경은 더욱 절실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런 안 교수는 지금 이 시간에도 애매한 행보를 이어가고 주변에선 단독출마설까지 흘리고 있다. 이미 대선행보를 거침없이 이어가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나 안 교수를 바라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갈 상황이다.

4일 민주당 당직자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일제히 안 교수 입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도 이런 사정이었을 것이다. 당 후보와 장외 선수가 결선을 가질 경우 당이 들러리 신세로 전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하는 절박한 시점이 눈앞에 온 것이다. 안 교수를 둘러싼 이중성 논란도 민주당 눈에는 전혀 티끌이 되지 않는다. 지금 민주당에는 야당이라는 존재감과 가치관은 물론 자존심도 오간 데 없다. 내 코가 석자이다 보니 경제도 서민도 따질 겨를이 없다. 유권자들이 수권능력을 의심하고 있는지조차도 남의 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이러고도 제1야당이라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작 불편한 것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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