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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중기적합업종 선정 실효성 살리려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생계형 소상공인들이 몰락하면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양산하게 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대기업들의 서비스업 적합업종 선정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경제력 남용 방지와 동반성장이 논의의 핵심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추진대책의 일환으로 제조업 분야에 이어 소매업, 음식업, 개인서비스업 등 생활형 서비스업 118개 업종을 중기 적합업종 우선 검토 대상으로 발표하고 지난달 23일부터 신청서 접수 등 적합업종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대기업 입장에서 서비스업은 대부분의 경쟁상대가 소상공인이어서 쉽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일부 대기업은 주력업종이 아닌 서비스업에 진출하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초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해당업종 소상공인 10명 중 8명이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지정되는 서비스업 적합업종은 합리적인 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기업이 진입을 자제해야 할 소상공인의 생계형 업종을 정하는 것으로, 대기업의 무차별한 골목상권 진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매우 필요한 조치이다.

하지만 적합업종의 선정과 이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우선 적합업종 신청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단체들이 호소하고 있는 지정 신청서 작성의 어려움 해결이다. 직원 한두 명 두기도 어려운 환경의 소상공인단체들의 현실을 감안하여 소상공인들이 제출한 신청서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적합업종 신청서를 먼저 접수한 다음, 동반위의 자체 실태조사 과정에서 이를 보완하는 등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소매업, 음식업, 개인서비스업 등 3대 생활형 서비스업종 이외는 구체적인 지정 계획을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3대 업종 외에도 과실ㆍ채소 도매업, 종이제품 도매업 등 취급품목별로 소상공인 비중과 평균 매출액 등에서 영세성이 있는 업종은 적합업종 지정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업은 시장규모가 크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선정 작업이 쉽지 않으며 선정돼도 이행 여부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서비스업 적합업종 지정 후 대기업이 동반위의 권고를 준수하고 이행할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적합업종 신청서가 접수되더라도 실태조사, 업종별 조정협의체 운영 등으로 실제 지정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서비스업 진출에 따른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해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생계형 소상공인들이 몰락하면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양산하게 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대기업들의 서비스업 적합업종 선정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소상공인들도 적합업종제도가 단순히 보호장치라 생각하고 기대기만 해선 안 될 것이다. 적합업종제도는 3년의 지정기간 이후 상황에 따라 다시 3년을 지정하므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지정기간에 품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갖추고 자립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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